유명 ‘성 전환 클리닉’ 전격 폐쇄…아동 5천명 대기 ‘충격’

英 타비스톡·포트만 성 정체성 클리닉 폐쇄
아이들에 처방해 온 ‘사춘기 차단제’도 중단

하지만 런던·리버풀 병원이 기능 이어받아
상담 대기중인 남녀 아동 5000명 넘어
“성 전환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 우려”

아동 성 정체성 관련 이미지 [사진출처 = 픽사베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아동 젠더 클리닉이 지난달말 전격 폐쇄됐다.

다름아닌 타비스톡(Tavistock)·포트만 트러스트(Portman Trust) 성 정체성 클리닉이다.


런던에 위치한 이 기관은 성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는 아동들을 상대로 상담 서비스와 성전환 차단제를 처방해 왔다.

성 다양성과 동성애를 옹호하는 진보 세력에겐 큰 지지를 받았으나, 젠더 이데올로기에 반대하는 보수층에겐 악명이 높았다.


이 기관은 영국 국립보건국(NHS) 산하의 유일한 젠더 클리닉이었다.


3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가디언, 뉴스테이츠맨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타비스톡·포트만 성 정체성 클리닉이 지난주 문을 닫았다.


이는 힐러리 카스 박사 연구팀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결정이다.

카스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22년 NHS 의뢰를 받아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 보고서는 어린이들의 성 정체성 상담이 급격히 증가한 만큼, 런던 한곳에 있는 전문 클리닉을 각 지역 서비스로 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타비스톡·포트만 클리닉이 아이들에게 처방해 온 약물도 폐쇄 조치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타비스톡·포트만 재단 전경 [사진출처 = BBC]
‘사춘기 차단제’로 불리우는 이 약물은 남성·여성 호르몬을 억제한다.

미성년 여자 아이에게 이 약물을 투입하면 가슴 발달·생리 등 2차 성징이 멈춘다.

남자 아이의 경우 수염 생성과 변성기 등을 억제한다.


예컨대 여자 아이가 자신이 남자라고 생각한다면 이 아이에게 약물을 주입해 더이상 여자로 자라지 못하게 하는 조치다.


영국 보수층은 이 약물의 부작용 우려 등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며 결국 기관 폐쇄를 이끌어 냈다고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타고 난 성을 바꾼다는 것, 그것도 어린 아이와 청소년들에게 약물을 주입하면서까지 그러한 행위를 장려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카스 박사는 “어린 아이들의 호르몬 증가를 막는 것이 성 심리·성 성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

약물을 처방받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장기적인 증거와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약물 처방에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카스 박사의 보고서를 토대로 NHS는 타비스톡·포트만 클리닉 폐쇄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기관 폐쇄로 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


유럽의 성소수자 퍼레이드 [사진출처 = 연합뉴스]
이 기관을 대신해 두 병원이 새로운 젠더 클리닉 허브로 지정됐다.

런던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Great Ormond Street Hospital)과 리버풀의 앨더 헤이 아동 병원(Alder Hey Children‘s Hospital)이다.


기존 타비스톡·포트만 클리닉에 다니던 아동 250명이 지난 1일부터 두 병원으로 옮겨 관리를 받게 된다.


마리아 콜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두 병원 클리닉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신경다양성·정신건강 전문가가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들 외에 약 5000명의 아동이 두 병원을 다니기 위해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다는 것이다.


영국 유아용 애니메이션서 동성 커플 묘사 “엄마가 둘이에요” 지난 2022년 9월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영국의 유아용 애니메이션 ‘페파피그’(Peppa Pig)에 처음으로 동성 커플 캐릭터가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잉글랜드 NHS에 따르면, 지난 2011~2012년만 해도 성 정체성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250건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2021~2022년 사이에 5000건 이상 늘어났다.

10년새 20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특히 소녀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고 한다.

그들중 다수는 친구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성 다양성을 부추기는 이데올로기가 이런 현상을 부채질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이번에 폐쇄된 타비스톡·포트만 클리닉에선 아이들에게 성 전환을 장려했다는 내부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정치권과 시민단체, 젠더 관련 클리닉 등을 중심으로 성 전환을 장려하는 상회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우려가 높다”며 “그나마 NHS가 타비스톡·포트만 클리닉 폐쇄 방침을 발표하면서 사춘기 차단제 처방을 더이상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은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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