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7’ 가고 ‘놀라운 4’ 왔다…서학개미 최애 종목, 테슬라가 아니네

알파벳·애플·테슬라, 평균 이하 실적
되레 S&P500지수 상승률 깎아내려
엔비디아 1분기 82% 올라 인기몰이
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도 급등
美증시 추가 상승여부 전망은 엇갈려

빅테크 [사진 = 연합뉴스]
“미국 증시에 ‘맥(Magnificent·위대한) 7’이 가고 ‘팹(Fabulous·놀라운) 4’가 왔다.


최근 월가에서는 맥7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팹4로 줄여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애플, 테슬라 등 7대 빅테크의 주가 수익률이 큰 편차를 보이면서 최근 뉴욕 증시 상승장을 견인한 고수익 종목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논리다.


재편 기준은 뉴욕증시 대표 지수인 S&P500지수의 올 1분기 수익률(10%)이다.

‘맥 7’ 중 테슬라(-29.3%), 애플(-10.9%), 알파벳(8.0%) 등 3개 종목은 올 해 초부터 3월말까지 S&P500 지수 상승률을 깎아내리는 천덕꾸러기 종목이 되면서 ‘팹 4’에 끼지 못했다.


테슬라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 속에 수익 마진이 줄고 올해 성장률 정체가 우려된다.

애플은 최근 미국 법무부로부터 반독점 소송을 당했고 아이폰 수요도 둔화되고 있다.

애플의 주가는 최근 200일 이상 S&P500지수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반면 ‘팹 4’에 남은 종목들은 올 1분기에도 뛰어난 실적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이 기간 무려 82.5% 급등했고, 메타(37.2%), 아마존(18.7%), 마이크로소프트(11.9%) 등도 크게 올랐다.

이에 월가 애널리스트들이나 전략가들은 ‘맥 7’이라는 용어를 더 이상 쓰지 않고 이 4개 종목을 ‘팹 4’로 부르기 시작했다.


S&P 다우존스 지수의 하워드 실버블래트 선임 지수 애널리스트는 올 1분기 S&P500지수의 상승 중 거의 절반을 ‘팹 4’가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팹 4’ 중 선두주자는 단연 엔비디아다.

인공지능(AI) 열풍에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3배 이상 급등했고, 올 1분기에 80% 이상 더 뛰었다.


덕분에 엔비디아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테슬라를 제치고 가장 인기 있는 주식으로 올라섰다.

자본시장 조시기관 밴다트랙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중 9%를 엔비디아가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자랑했다.


메타 역시 AI 투자를 통해 디지털 광고 부문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주 배당을 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초 시가총액 기준 3조달러를 돌파하며 애플을 앞질렀다.

아마존은 최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잘나가던 빅테크들의 주가 편차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월가 해석이 엇갈린다.


우선 애플과 테슬라 주가가 저조해도 증시가 여전히 랠리를 보인 것은 강세장 신호라는 분석이다.

다른 상승 종목들이 증시를 이끌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S&P500 지수 11개 업종 중 부동산을 제외하고 올 1분기에 모두 상승했다.

소형주, 산업 및 금융주들이 많이 올라 앞으로 추가 상승 여력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주요 빅테크 주가 등락 차이는 투자자들 사이에 랠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S&P500지수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10월 말 대비 무려 9조달러(약 1경2100조원) 늘었고, 올해만 22번 최고점을 경신함에 따라 ‘너무 달렸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중이다.


결국 ‘맥 7’이 ‘팹 4’로 전환되듯이 종목의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투자회사 게이트웨이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조셉 페라라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빅테크 주식에서 빠지고 다른 부문으로 옮겨탈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특정 종목이 전체 증시를 좌우하는 쏠림 현상에 대한 경계심도 부각됐다.

지난해 ‘맥 7’이 조금이라도 하강하면 증시 전체가 무너지곤 했다.

지난해 7개 주가가 S&P500 지수의 상승 여부를 결정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맥 7’의 힘은 갈수록 약해질 전망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맥 7’의 전년 동기 대비 평균 수익 증가율은 37.2%로 S&P500지수 기업 나머지 493개 기업의 수익 증가율(-2.5%)를 크게 웃돈다.

하지만 올 4분기에는 ‘맥 7’ 15.5%로 나머지 기업(18.1%)보다 작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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