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명 모여 ‘뻐끔뻐끔’...한국인은 안 되지만 대마초 피워도 합법인 이 나라

1일 0시에 맞춰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 모인 시민들이 대마초를 피우고 있다.

[사진 제공 = AP 연합뉴스]

4월1일 0시(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 3·18광장에서 기현상이 펼쳐졌다.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대마초 타는 연기가 구름처럼 피어오른 것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의회를 통과한 마약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이날부터 독일에서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적으로 피울 수 있게 됐다.


대마초 합법화를 자축하기 위해 열린 단체흡연 행사에는 1500명이 베를린 한복판 광장을 채웠다.


참가자들은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맥주를 마시며 연신 대마초 연기를 뿜어댔다.

광장 바로 앞 브란덴부르크문역 지하철 승강장까지 대마초 냄새가 날 정도였다.


2016년 ‘베를린 대마초 클럽’을 설립해 합법화 운동을 해온 토르스텐 디트리히는 대마초를 상징하는 대형 조형물을 자전거에 싣고 와 광장에 설치했다.

그는 “오늘은 수백만 독일 시민이 자유를 얻은 역사적인 날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날을 기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세 이상 성인은 대마초를 최대 25g까지 개인 소비 목적으로 소지할 수 있고 집에서 3그루까지 재배 가능하다.

일종의 공동재배 모임인 ‘대마초 클럽’에 가입하면 한 달 최대 50g까지 대마초를 구할 수 있다.


독일에서 정기적으로 대마초를 흡연하는 인구는 400만∼5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미 대마초가 널리 퍼져있는 만큼 이를 양지로 끌어올려 암시장 부작용을 막고, 청소년도 보호하자는 게 합법화의 취지다.


언제 어디서나 대마초를 피울 수 있는 건 아니다.

학교 건물과 체육시설 반경 100m 안에서 대마초 흡연을 금지하고 보행자 전용도로에서도 오후 8시 이전에는 피울 수 없다는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청소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필요하면 법을 다시 손보기로 했다.


대마초 판매는 여전히 불법이지만 이미 합법화 논의 과정에서 독일 전역에 대마초클럽 수백 개가 새로 생겨 가입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대마초클럽은 7월 1일부터 정식 운영된다.

업계에서는 재배시설을 갖추는 등 준비를 거쳐 회원에게 대마초를 공급하려면 몇 달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은 암시장에서 거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한국 국적자가 독일에서 대마초를 피우면 어떻게 될까. 합법화 이후에도 한국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독일 주재 한국 대사관은 “단 한 번이더라도 각종 검사를 통해 대마 성분이 검출될 수 있으니 주의해달라. 대마 성분이 포함된 담배·음료·케이크 등을 자신도 모르게 흡연·섭취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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