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법원 경매에 매물로 나온 공장·제조업소가 늘었지만 응찰자는 줄면서 낙찰률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1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공장·제조업소 경매는 총 2천287건으로 전년(2천201건)에 비해 86건(3.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낙찰된 것은 745건에 불과해 낙찰률이 32.6%에 그쳤습니다.

경매에 나온 공장·제조업소 3곳 중 2곳은 주인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이 같은 낙찰률은 지난 2022년(41.5%)에 비해 8.9% 포인트나 떨어진 것으로, 2013년(31.1%) 이후 최저치입니다.

월별로 보면 작년 5월 37.9%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낙찰률이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10월 29.5%, 11월 28.2%, 12월 28.7% 등으로 10월 이후에는 3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낙찰률이 낮아진 것은 매물로 나오는 공장·제조업소가 늘어난 반면 이를 낙찰받으려는 수요는 줄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공장·제조업소 경매 응찰자 수는 건당 평균 2.74명으로 전년도(3.30명)에 비해 0.56명 줄었습니다.

낙찰되더라도 제값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면서 감정가 대비 낙찰가(낙찰가율)는 2022년 78.8%에서 지난해 75.6%로 낮아졌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의 낙찰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경남 지역에서 시도별로 가장 많은 398건의 매물이 나온 가운데 104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26.10%에 그쳤습니다.

아울러 강원(24.7%), 세종(25.0%), 충북(25.3%), 전남(26.3%), 제주(22.2%) 등에서의 낙찰률은 30%를 밑돌았습니다.

이 가운데 강원(67.9%)과 충북(64.9%) 지역은 낙찰가율도 70%를 밑돌았습니다.

반면 서울(50%)과 인천(43.5%), 경기(41.4%) 등은 낙찰률이 40%를 웃돌았고, 낙찰가율(서울 103.5%, 인천 96.3%, 경기 83.6%) 역시 높은 편이었습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팀장은 "지속된 고금리로 차입금을 갚지 못하는 사업주가 늘면서 경매 매물은 늘어나지만, 경기침체에 수요가 감소하면서 낙찰률이 낮아졌다"며 "공장 경매는 아파트 경매와 달리 경기를 느리게 반영하기 때문에 한동안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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