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지난달 코스피 월간 수익률이 2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달 유가증권 시장 주식을 3조9114억원가량 순매수했다.

2020년 11월(4조9938억원) 이후 2년래 최대 규모다.

올 들어서는 지난 8월(3조6500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다.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지난달 7.8% 상승했다.

2020년 12월 수익률인 10.89% 이후 월간 기준 가장 높은 기록이다.

외국인은 1일에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 행진을 이어 갔다.

전문가들은 불안한 중국 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국내로 몰려드는 상황이 지난달 내내 이어진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달러당 원화값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특히 11월 외국인투자자들은 시장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에도 대거 투자에 나섰다.

지난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 3위에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코덱스200'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외국인들은 이 ETF를 3472억원가량 사들였다.

같은 방식인 'TIGER 200'도 외국인 순매수 9위(1143억원)에 올랐다.

올 하반기만 보더라도 월간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에 코덱스200을 비롯한 지수 추종 ETF가 포함된 것은 11월이 처음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홍콩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을 축소하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이 늘면서 이들 중 일부 자금이 한국 시장에도 유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시기 개인투자자의 경우 외국인과 정반대 투자에 나섰다.

지난달 반등 구간에서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코덱스200선물인버스2X'로 금액은 5710억원을 기록했다.

'곱버스'로 불리는 이 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하락폭의 2배만큼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개인투자자는 코스피가 상승할 때 2배로 돈을 버는 '코덱스 레버리지'를 3822억원가량 팔았다.


전문가들은 긴축 기조 변화와 내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반등의 배경으로 평가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내년 경기 바닥에 앞서 외국인이 선제적인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초 경기 하강을 반영한 경기선행지수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력인 반도체 업황을 반영한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인식에 따라 외국인 매수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달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배터리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 기간 8261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그룹 대형주에도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다.

삼성전자(7392억원), 삼성SDI(3091억원), 삼성전기(2013억원)가 다음으로 순매수 목록 상위에 올랐다.

순매수 규모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를 가정해보면 11월 한 달간 주가 상승률과 이 기간 달러당 원화값 상승폭(7.87%)을 고려했을 때 20%가량의 수익을 거뒀다.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긴 무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업 실적 우려와 고금리 환경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김지산 센터장은 "금리 인상 흐름이 이어지는 동안 한미 간 금리 격차는 더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달러가 강세로 전환할 여지가 있다"며 "내년 1분기까지는 외국인 수급 변화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박스권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반등의 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리오프닝(경기 재개) 종목들이 외국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외국인투자자는 지난달 코스닥 주식을 2095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카지노 대표주인 파라다이스로, 55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어 국내 엔터테인먼트 대표주인 JYP엔터와 에스엠(SM)이 각각 외국인 순매수 476억원, 454억원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강민우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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