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앞줄 왼쪽에서 셋째)이 에티오피아 희망직업훈련학교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LG전자】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이곳에는 LG전자가 세운 직업훈련학교인 'LG-코이카 희망직업훈련학교'가 있다.

전국 각지에서 엔지니어를 꿈꾸는 학생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희망학교는 매년 100여 명을 선발해 정보기술(IT)과 멀티미디어, 가전 등 다양한 제품 수리 기술을 교육한다.

의과대학을 6년간 다니다 그만두고 희망학교로 입학했던 1기 졸업생 물루켄 멜레세 바루다는 "어릴 때부터 꿈꿔온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서 희망학교 설립 소식을 듣고 주저 없이 지원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 뒤 LG전자 중아서비스법인에 입사해 엔지니어의 꿈을 이뤘다.

8기 학생회장인 월쿠 타델레 마모와 학생부회장 솔로몬 젠베루 메코넨도 대학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희망학교를 택했다.


에티오피아는 1951년 6·25전쟁 당시 약 6000명 규모의 부대를 한국에 파병했다.

아프리카에서 유일한 파병국이다.

당시 에티오피아 군대는 1956년까지 한국에 주둔하며 전쟁 피해 복구를 도왔다.

군인들은 월급을 모아 경기도 동두천시에 보육원을 세우기도 했다.

LG전자는 에티오피아에 고마움을 전하고자 ESG 활동 일환으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손잡고 2014년 희망학교를 설립했다.



희망학교의 인기 비결은 '취업률 100%'라는 성과 덕분이다.

1~5기 졸업생 322명은 모두 LG전자나 IT 기업에 취업하거나 배운 기술을 활용해 창업했다.

높은 취업률에 입학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올해 경쟁률은 2.2대1로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올라갔다.

게다가 모든 교육은 무료다.

신입생의 절반은 6·25전쟁 참전용사 후손과 장애인, 저소득층 등 소외계층 학생들이다.

현재 전체 학생 160명 중 참전용사 후손은 13명, 장애인은 1명, 저소득층은 115명 등이다.

LG전자라는 세계적 기업을 체험할 수 있는 것도 희망학교의 장점이다.

LG전자는 매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에게 중아서비스법인에서 2년간 인턴십을 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후 평가를 통해 정직원으로 일할 기회를 준다.

지금까지 인턴을 경험한 12명 중 11명이 LG전자에 입사했다.

나머지 1명은 미디어 콘텐츠 제작 회사를 창업했다.

5기 우수 졸업생인 테스파 시윰과 프크르타 테메스겐도 인턴을 거쳐 올해 중아서비스법인 정직원으로 채용됐다.

학교에 다니는 내내 수석을 놓친 적이 없던 테스파는 "에티오피아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직접 창업에 나선 졸업생도 여럿이다.

3기 졸업생인 알렘차하이 카사이는 전자제품을 보수하는 회사를 운영하며 후배를 6명이나 채용했다.

2018년부터 희망학교에 설립된 LG소셜캠퍼스 창업지원센터가 학생들 창업을 돕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은 이곳에서 법률과 마케팅, 리더십, 사업관리 등 실무교육을 받고, 전문가들과 일대일 상담도 할 수 있다.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거치며 희망학교는 더욱 경쟁력을 갖췄다.

코로나로 휴교령이 내려진 상황에서도 희망학교는 학생들이 꾸준히 배울 수 있게 에티오피아 최초로 온라인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이에 에티오피아 정부는 2020년 희망학교를 직업훈련학교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ESG 활동에 앞장서는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희망학교에 애정을 갖고 있다.

조 사장은 이달 초 외교부 장관 특사 자격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위해 에티오피아에 갔다가 희망학교에 들러 학생과 직원들을 격려했다.


LG전자는 희망학교 외에도 농촌 주민의 자립을 돕는 'LG희망마을'을 조성하는 등 에티오피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20년 한국해비타트와 함께 참전용사 마을의 주거와 위생, 교육을 개선해주는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마을의 낡고 오래된 집을 고쳐주거나 마을에 배수로나 공동 화장실, 샤워실 등을 설치해주는 사업이다.

LG전자는 또 2013년부터 매년 월드투게더와 함께 참전용사에게 생활지원금과 장학금, 물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LG전자는 이해관계자-현업부서-ESG협의체-전사 경영회의-ESG위원회-이사회로 이어지는 ESG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며 ESG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사회 내 ESG위원회 위원장은 백용호 전 공정거래위원장이다.

위원은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와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류충렬 KAIST 경영공학부 교수, 조 사장이다.


ESG협의체도 있다.

LG전자는 지속가능경영협의체를 CFO가 주관하는 ESG협의체로 확대 개편했다.


[이새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