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비데 등 렌탈 서비스 제공
엠캐피탈 측과 매각 협상 진행 중
매각가 2000억 거론...소수지분 남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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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기업들도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렌탈사업을 하고 있는 자회사(현대렌탈케어)의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고금리 등 경영 리스크가 커지면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비핵심사업을 정리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홈쇼핑이 보유한 현대렌탈케어의 지분을 캐피탈회사인 엠캐피탈(옛
효성캐피탈)측에 2000억원 수준에 매각하는 방안을 협상 중이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2015년 렌탈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현대렌탈케어를 설립했다.
전통적 렌탈 제품군인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등을 비롯해 매트리스, 냉장고, 의류관리기 등 생활 가전과 가구까지 렌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을 넘어서진 못했다.
초기엔 홈쇼핑과 백화점 등 그룹 유통망을 활용할 경우 시너지가 날 것이란 기대도 있었지만 지난해까지 누적 영업적자만 1225억원을 기록했다.
렌탈업 특성상 초기 투자비가 많이 필요한 산업인데다 다수의 기업이 포진해 있어 확장 과정에서 적자규모가 커졌다.
올 들어서는 이익을 내고 있지만 상위 사업자들과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
지난해 현대렌탈케어의 렌탈 계정 수는 40만개를 돌파했다.
올 들어서는 3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 가면서 경쟁력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 그룹 관계자는 “관련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매각 후에도 일부 지분을 남겨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렌탈사업과의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도 기존 주력사업인 홈쇼핑, 백화점 등과 렌털사업간의 시너지를 모색하는 한편 향후 회사의 성장 과정에서의 과실을 공유하겠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 그룹의 렌털 브랜드 ‘현대큐밍’을 운영하는 현대렌탈케어 인수에 나선 엠캐피탈은 직접 사모투자펀드(PEF)를 설립해 회사를 인수하거나 PEF의 핵심 출자자(LP)로 나서는 구조 등 여러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엠캐피탈은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를 갖고 있어 펀드를 조성하는 운용역(GP) 업무가 가능하다.
엠캐피탈의 최대주주는 PEF 운용사 에스티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스마트리더스홀딩스’다.
에스티리더스PE는 2020년 MG새마을금고중앙회(이하 MG중앙회)와 컨소시엄을 이뤄 3500억원 규모
효성캐피탈 인수에 성공했다.
MG중앙회는 당시 전체 인수 규모의 60%인 1500억원을 출자하는 앵커 출자자(LP) 역할을 해 거래 성사에 기여한 바 있다.
IB업계에서는 이번 현대렌탈케어 인수를 위해 조성되는 펀드에 MG중앙회가 투자자로 참여할 지 주목하고 있다.
MG중앙회는 과거에도 에스티리더스PE와 렌탈 플랫폼 1위 업체 BS렌탈의 인수를 추진했을만큼 렌탈 관련 사업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특히 엠캐피탈 측은 리테일(소매)금융 부문과의 시너지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효성캐피탈 시절 공작기계와 특수장비 등 설비 금융 비중이 높았던 점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에스티리더스가 인수할 당시만 해도
효성캐피탈의 설비 금융 비중은 40%에 달했다.
이에 설비금융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고 기업·투자금융과 리테일 금융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소매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 캐피탈업권에서는 구독경제가 일상화된 점을 고려해 렌탈 사업 등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정기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추세에 발맞춰 국내 캐피탈사들도 기존 리스와 렌탈사업과 유사성을 지닌 구독경제의 특징을 적극 차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최근 국내 기관들의 자금 경색으로 MG중앙회 측의 연말 신규 출자를 중단한 점은 이번 거래 성사의 변수로 남았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거래는 연내에 성사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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