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사용금지, 국내에선 무제한…골프장 농약 잔치에 골퍼 '시름시름'

【 앵커멘트 】
골프 인구 폭증으로 특수를 톡톡히 본 골프장들이 2020년 한 해에만 무려 64t의 농약을 살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해외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성분도 들어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관련 기준과 규제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합니다.
양미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코로나19를 계기로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골프.

그런데 코로나 특수로 재미를 톡톡히 본 골프장들이 관리를 명목으로 농약을 대량 살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해외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농약까지 포함돼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골프장 농약 사용 실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경기도 165개 골프장에서 사용한 농약은 64t에 육박합니다.

1년 새 8.6% 증가한 수치인데, 레이크사이드CC, 뉴서울컨트리클럽, 88골프장 등 총 7곳은 1년에 1톤 이상 뿌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사용된 농약의 총량은 오는 12월 공개될 예정인데, 사용량은 그 전년도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 인터뷰(☎) : 김영진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골프인구 증가와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농약 사용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골프장의 화학농약 증가는 토양과 수질오염의 위험성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전국 500여개 골프장에서 뿌려진 농약 286개에는 살균제로 알려진 '클로로탈로닐'과 '티오파네이트메틸', '이프로디온', 살충제 '페니트로티온' 등이 함유됐습니다.

이 성분들은 주로 유럽 등 해외에서 사용이 금지됐거나,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는 품목입니다.

특히 골프장에서 사용된 농약 중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클로로탈로닐의 경우 해외에서는 금지된 약품이라 국내에서도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살충제와 같은 유기염소제 계열에 속하는 살균제로, 어류의 DNA를 손상하는 등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이형민 / 한림대성심병원 교수
-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농약에 대한 기준이 외국에 비해 상당히 유한 편이예요. 문제는 그런 살충제 중에 클로로(탈로닐) 계통이 예전에 가습기 때도 문제를 일으켰던 주 성분으로 당연히 맹독성이죠. 균을 죽일 수 있다는 건 사람한테도 분명히 위해할 수 있다는 것이 거든요. 유럽이나 선진국에서는 선제적으로 제한을 하는 경우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를 제재하는 규정이나 사용량에 대한 기준은 전무한 상황.

점차 증가하고 있는 골프장의 화학농약 사용량은 이용객의 건강은 물론 토양과 수질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농약의 총량과 성분을 규제하는 등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양미정입니다.[mkcertain@mkmone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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