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 (사진=연세스타병원 제공)
[매일경제TV]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첫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친지들 생각에 가정에서는 추석맞이로 분주합니다.

하지만 딱딱한 바닥에 신문지 등을 깔고 앉아서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쪼그려 앉아 음식을 하다 보면 무릎, 허리, 손목 등 통증이 생기고 일어서면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명절 내 과도한 가사노동으로 육체적 피로가 누적되고 평소 참을만했던 무릎 통증도 더 예민해지고 심해지는데 매년 명절이 지나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퇴행성 무릎 관절염 환자 수가 늘어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전후 9월, 10월 환자 수가 2021년 9월 86만3435명에서 10월 90만1497명으로 약 3만8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무릎 관절 사이에서 뼈와 뼈가 마찰하는 것을 방지하고 충격을 완화해주는 연골(물렁뼈)이 퇴행성 변화로 인해 손상되어 염증 및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남성보다 여성이 발병률이 2배 높고 특히 50대 이후 폐경기를 겪은 여성에게서 자주 나타납니다.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경희대 의대·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은 "퇴행성 무릎 관절염 초기에는 통증이 있다가 없다가를 반복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진통제와 파스에 의존하며 지내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에는 스스로 무릎 건강을 위해 병원에 내원, 주기적인 정기검진 통해 현명하게 무릎 관리를 하는 5060 여성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무릎 관절염은 연골 손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는데 관절염 초·중기라면 치료의 목적은 연골 손상의 속도를 늦춰 최대한 자신의 무릎 관절을 오래 사용하는 게 목표입니다.

비교적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으로 통증을 조절하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과체중이라면 체중 관리와 무릎 주변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으로도 무릎 관절염 증상은 충분히 호전될 수 있습니다.

무릎 관절염 중기가 되면 연골 손상이 더욱 광범위해지면서 통증이 심한 횟수가 빈번해지는데 1시간 이상 걸으면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파서 걷기 힘들고 무릎이 붓거나 염증으로 인해 물이 차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통증이 심하더라도 연골 손상이 비교적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연골재생술 치료로 관절염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연골 재생술은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술로 탯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손상된 무릎 연골 부위에 주입해 연골 분화 촉진 및 연골세포를 재생시키고 관절의 기능을 회복하게 하는 수술법입니다. 50대에 추천하지만 나이와 관계없이 연골이 남아 있다면 고령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고, 수술 예후가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60대 이후 연골 손상이 심한 무릎 관절염 말기가 되면 연골이 남아있지 않아 움직일 때마다 뼈와 뼈끼리 부딪쳐 다리가 안쪽으로 휘는 O자형 변형이 올 수 있습니다. 무릎을 움직일 때마다 아픈 것은 물론 휴식을 취할 때도 통증이 심하고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린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허 원장은 "무릎 관절염은 발병하기 시작하면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이다. 이미 퇴행성 관절염이 시작됐다면 최대한 진행 속도를 늦추고 증상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과도한 가사노동을 한 명절 직후나 무릎 움직임이 많았던 여행, 운동한 뒤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프다면 전문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습니다.

[손세준 기자 / mkssejun@mkmone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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