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사진)가 취임과 동시에 에너지 요금 동결을 추진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러스 총리는 7일 가계·기업을 위한 에너지 지원 패키지를 통해 에너지 요금 동결 방안 발표를 검토하고 있다.

또 그가 새 내각을 공개하는 8일에는 구체적인 에너지 정책을 밝힐 것이라고 BBC가 전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발표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트러스 정부의 첫 번째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러스 총리 역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지금의 영국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트러스 총리는 5일 당선 소감에서 "세금을 낮추고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담대한 구상을 내놓겠다"며 "가계 에너지 요금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에너지 공급 관련 장기적 문제도 다루겠다"고 강조했다.

트러스 내각이 영국 가계의 에너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취임 후 18개월 동안 1300억파운드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는 지원책 초안을 마련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영국 에너지 규제 당국인 오프젬(Ofgem)은 오는 10월부터 에너지 요금 상한을 표준가구 기준 연 1971파운드에서 3549파운드로 80% 인상하기로 했다.


재원 마련과 관련해서는 여야 입장이 다르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정부 차입금으로 재원을 충당하고 10~15년에 걸쳐 에너지 세금으로 회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에너지 기업에 부유세를 부과해 재원을 조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트러스 총리는 부유세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이러한 대규모 재정지출이 치솟은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레야스 고팔 도이체방크 투자전략가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파운드화 강세를 위해서는 영국 경제와 물가에 대한 신뢰도를 바탕으로 자본이 유입돼야 하는데, 현재 반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러스 총리의 정책이 파운드화의 추가 하락을 가속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러스 내각의 유력한 재무부 장관 후보인 쿼지 콰텡 산업부 장관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독일을 제외하면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낮다며 재정 긴축을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여론은 긍정적이지 않다.

영국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러스 총리가 보리스 존슨 전 총리보다 나은 총리가 될 것이라는 응답률은 14%에 불과했다.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개선도 트러스 총리에게는 주요 과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트러스가 총리로 결정된 것을 축하하면서 "우리의 합의를 온전히 준수하는 가운데 (영국과) 건설적인 관계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강조한 합의는 북아일랜드를 EU 단일 시장에 남겨놓은 북아일랜드 협정을 뜻한다.

트러스 총리가 이끌던 영국 외무부는 지난 5월 북아일랜드 협정을 무력화하는 법안을 마련하며 EU와 마찰을 빚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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