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원유 공급량을 줄이는 등 '에너지 무기화'에 나선 가운데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산 원유에 가격상한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 가동을 잠정 중단하는 등 반발하면서 유럽 시장의 가스 가격이 최고치를 찍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G7 재무장관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등에 가격상한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제재가 시작되는 12월에 맞춰 가격상한제를 시행할 예정"이라며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들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조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 거래를 금지하기 위한 공동 목표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이에 동참하는 국가들은 가격 상한선을 준수하고 우리가 정한 가격대 이하로만 러시아산 원유 등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G7의 이번 조치는 원유 등을 통해 러시아가 벌어들이는 수익을 제한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당초 러시아산 원유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에 소극적으로 대응했지만, 이번 회의를 거쳐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이번 가격상한제 도입에 어떤 나라들이 동참하는지 등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러시아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참여 여부도 이번 조치의 실효성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G7이 가격상한제 도입을 본격 추진하자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해당 발표 직후 러시아 정부는 G7의 가격상한제에 동참하는 나라들에는 원유·석유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운영 중단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정기점검을 위해 3일간 폐쇄됐던 노르트스트림-1은 3일 다시 가동될 예정이었지만, G7의 발표 이후 가스프롬이 계획을 뒤집은 것이다.


이 같은 즉각 대응에 러시아산 원유 최대 수입국인 유럽 국가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는 그동안 중단했던 원자로를 올겨울에 모두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

아녜스 파니에뤼나셰 프랑스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다음달부터 차례대로 원자로를 재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소속 데이미언 코벌린 에너지 리서치팀장은 "에너지 위기가 당분간 가격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스프롬의 노르트스트림-1 가동 중단 발표 직전인 지난 2일 유럽 가스값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MWh당 215유로(약 29만원)로 소폭 하락했지만, 평년 이맘때에 비해서는 여전히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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