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은 작가의 신작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 표지 (사진=문학동네 제공)
[매일경제TV] 뉴욕타임스와 뉴욕공립도서관 올해의 그림책, 세계일러스트어워드 수상작으로 선정된 '나는 지하철입니다'의 김효은 작가가 신작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을 출간했습니다.

이번 신간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저마다의 언어로 읽어낼 수 있는 그림책으로 다섯 남매 중 둘째였던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했습니다.

제목과 함께 식탁 위의 장면이 그려진 표지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이번 신작은 “우리는 다섯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이야기의 화자는 첫째, 둘째, 셋째, 넷째, 막내 중에 둘째인데, 많은 둘째들처럼 사랑을 주는 법과 받는 법을 모두 아는 아이입니다.

작가는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 주어진 조건을 파악하고, 소중한 내 몫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차라리 포기하거나 기꺼이 양보하며 울고 웃는 우리들의 모습을 한층 경쾌해진 색감과 변화무쌍한 공간 구성을 통해 담아냈습니다.

다섯 아이의 각자 다른 캐릭터와 가족 안에서의 역할을 흥미롭게 표현했고, 예기치 않은 사건 앞에서 의지와 다르게 나대던 마음 같은 공감의 디테일, 여러 번 읽고 나서야 보이는 깨알 같은 설정의 세부와 위트가 페이지마다 가득해서 독자로 하여금 기분 좋은 포만감을 느끼게 합니다.

김효은 작가는 "식사를 하기 전에 머릿속에서 사람 수로 음식을 나눠 보는 버릇이 있는데, 뭐든지 나눠야 했던 어린 시절에 생긴 오래된 습관"이라며 "물론 이제는 양껏 먹어도 음식이 남곤 하고, 나누지 않아도 되는 온전한 내 것이 셀 수 없이 많아졌지만 맛있는 음식이 식탁 위에 오르면 함께하고 싶은 얼굴들이 하나둘 자리를 차지하고, 여행을 하다 멋진 풍경을 만나면 보여 주고 싶은 사람들 생각에 엉터리 사진을 잔뜩 찍는다. 매일 밤 작은 아이 곁에 누워 잠을 청할 때면 나만 보았던 아이의 첫 순간들을 생각하다 네모난 방이 까맣게 되고 나서야 잠에 든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오늘도 나누지 못하고 흘려보낸 것들이 너무 많아 모양도 맛도 제각각인 이야기들을 책에 담아 나누고 싶다. 나는 다 못 하겠지만 책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의 배를 든든히 채워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효은 작가가 출간한 '나는 지하철입니다'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데버러 스미스의 번역으로 지난해 영문판으로 출간됐으며, 2021 뉴욕 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세계일러스트어워드(WIA) 어린이책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문학동네. 72쪽. 1만6천800원.

[손세준 기자 / mkssej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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