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재건축 '신통기획' 속속 철회…조합들 고민 빠진 이유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아파트 전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오세훈표 정비사업인 신속통합기획을 두고 정비사업조합들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신통기획 추진으로 인해 발생하는 공공임대주택 및 소형면적주택 비중에 대한 반발에 신통기획을 신청했던 정비구역들이 사업성 재검토에 들어간 모습이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아파트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신통기획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달 조합이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6%가 신통기획 참여를 취소하고 조합 자체 사업으로 재건축을 진행하자는 의견을 냈다.

설문 조사에는 전체 조합원(1380명)의 절반이 넘는 707명이 참여했다.


앞서 지난 4월 말 개최된 조합 대의원 회의에서도 80%의 동의율로 신통기획 포기 안건이 통과된 바 있다.

신반포4차의 경우 이미 구체적인 정비계획안이 수립돼 있고 주민 공람 공고까지 완료된 상황이라, 임대주택 비중을 늘려야 하는 신통기획보다는 기존 방식대로 가지고 가는 것이 더 낫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 관계자는 입장문을 통해 "시기적으로 볼 때 신통기획에 참여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며 "서울시에서도 신통기획 신청서를 접수해 준비하는 기간만 최소 6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재 페이스대로 갈 것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신반포2차아파트재건축정비사업조합도 조합원들에게 신통기획 참여와 관련된 의견을 다시 받고 있다.

앞서 신반포2차는 주택공급 효과 극대화를 위해 임대주택과 일반분양 물량의 일부를 소형면적으로 전환해 가구 수를 늘리겠다는 전략을 담은 신통계획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중대형 면적으로 구성된 고급 단지를 원했던 일부 조합원들이 아파트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내홍을 겪고 있다.


신통기획 1호 사업장이었던 송파구 오금동 오금현대아파트도 예상보다 높은 임대아파트 비율(20.6%)에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신통기획 참여를 철회했다.

강동구 명일동 고덕현대아파트 역시 골치 아픈 상황이다.

고덕현대는 신통기획 대상지로 선정돼 정비계획을 짜고 있었지만, 신통기획 참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인근 한양아파트와 통합하면 정부의 개입 없이도 원활한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강동구청의 주도로 주민 의견을 조사 중이다.


신통기획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공급 확대를 목표로 도입한 제도다.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민간 주도 개발을 공공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업 절차를 간소화하고 사업 규제를 유연화해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신통기획 발표 이후 서울에서만 여의도시범·한양아파트, 대치미도아파트, 잠실장미아파트, 구로우신빌라, 중곡신향빌라 등 50여곳에 달하는 사업장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실효성을 따지는 과정에서 이탈을 선택하는 사업지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업 기간 단축에 따른 비용 절감 실익을 명확히 분석하고 참여를 결정해야 한가고 조언하고 있다.

조합은 수익을 확보하기를 원하고 서울시는 공익을 추구하는 만큼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조합의 선택 폭이 넓어진 만큼 앞으로 시세가 높은 지역을 선두로 신통기획 참여를 번복하는 단지가 늘어날 것"이라며 "조합들은 신통기획 참여의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지방자치단체들은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