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가뭄, 집값 상승 뇌관 될라"…정부, 분상제 개편 서두른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사진 = 김호영 기자]
정부가 분양가 산정 기준을 현실에 맞게 손질하는 분양가 상한제 개편 시기를 당초 알려진 하반기에서 6월로 앞당긴다.

현재 분양가 갈등 여파 등으로 서울·수도권 정비사업 단지의 분양이 대거 지연되면서 공급 감소에 따른 집값 상승 우려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오는 8월 계약 만기가 도래하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적용 물량으로 인한 전월세 시장 불안에 대비해 전월세 대책도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


24일 부동산R114 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서울에서 분양된 단지 수는 총 3390가구로, 연초 계획됐던 상반기 분양 예정 가구수(1만4447가구) 대비 76.5%나 급감했다.


분양가 상한제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반분양분만 약 5000가구에 달하는 강동구 둔촌 주공을 비롯해 서초구 신반포15차, 은평구 대조1구역, 서대문구 홍은13구역 등 주요 정비사업장 모두 분양가 상한제 개편 이후로 일반분양을 연기한 상태다.

경기 광명시의 재개발 사업들도 분양가 상한제 개편 이후로 분양을 미뤘다.

정부가 서둘러 분양가 상한제 개편안을 발표하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규제 완화의 첫 번째 대상이 될 것"이라며 "원자잿값 인상 등 누가 봐도 수긍할 수밖에 없는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해도 인위적으로 누르다 보니 부작용이 발생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공급을 촉진한다는 의미로 현재 다른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분양가 상한제는 집값 안정을 위해 분양가를 택지비와 건축비, 가산비를 합산한 금액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다.

참여정부 때 본격적으로 시행하다가 2015년 사실상 폐지 절차에 들어갔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부활했다.

널뛰기 분양가를 억제하려는 측면에서 도입했지만, 과도한 규제로 도심 공급을 저해하고 시장 기능을 왜곡한다는 반론이 일었다.


원 장관은 분양가 상한제 개편 방향에 대해 재건축 조합 이주비 등 정비사업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반영하고, 최근 원자잿값 급등에 따른 공사비 인상분을 분양가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현재 조합원 이주비 및 조합 사업비 등의 금융이자, 영업보상비 및 명도소송 비용 등을 가산비로 인정해주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공사 중단 사태를 맞은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의 경우 시공사업단이 지급 보증을 선 조합 사업비가 7000억원이며, 시공사가 이 사업비 대출로 대납한 금융비용은 약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비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토부는 분양가 상한제 제도 개선과 별개로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다음달 1일 기준으로 가격 변동 상황을 살펴보고 건축비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 기준 현재 시세의 60∼70%인 분양가 상한제 대상 아파트의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의 전면 폐지보다는 주변 시세 대비 10% 정도 낮은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되도록 정책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 30~40% 낮은 수준에 책정을 강요하다보니 당첨과 동시에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하는 '로또 아파트'가 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8월 전월세시장 불안 선제 대응

정부는 오는 8월 전월세 시장 불안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내달 전월세 대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부동산 업계과 시장에서는 이달 말로 종료되는 전월세 신고제 계도기간 연장과 함께 올해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을 소진한 신규 전세 물건이 시장에 나오면서 4년치 보증금과 월세를 한꺼번에 올리려는 집주인들로 인해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국토부가 다음달 발표하는 전월세 대책에 오피스텔에 대한 추가 규제완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원 장관도 "거주용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 이른 시일내에 매물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임대차3법으로 인한 전월세 시장 불안에 대비해 전용 84㎡ 초과 오피스텔의 바닥 난방을 허용한 바 있다.


또 기업형 임대주택(옛 뉴스테이),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 방안과 '상생임대인', '착한임대인'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현행 정부는 작년 12월 20일부터 올해 말까지 계약하는 전월세 물건 중 직전 계약 대비 5% 이내로 가격을 올린 뒤 2년간 계약을 유지하는 경우 임대인에게 양도소득세 비과세 특례 적용을 받기 위한 실거주 요건 2년 중 1년을 채운 것으로 인정해주는 상생임대인 제도를 운영 중이다.

국토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통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이 제도를 정식으로 제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이 소진된 전세 물건이 시중에 풀려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갱신권을 소진한 세입자에 대해 4년 등 장기계약을 해주거나 임대료 상승폭을 갱신권 사용 때처럼 5% 이내로 제한할 경우 보유세를 감면해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원희룡 장관은 "8월 대란이 아니라 전월세 시장이 통상적인 사이클에서 움직이도록 안정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내달 전세 대책에 앞서 임대차3법 가운데 하나인 전월세 신고제의 계도 기간이 이달 말로 종료되는 것과 관련해선 이달 내에 계도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