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각국에서 우크라이나 편에 서 싸우려는 의용군이 모여들고 있지만 이들 중 다수는 실전 경험이 없는 상태라고 미국 매체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보도했습니다.

WP는 최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만난 의용군 지원자 등에 대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같이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영토방어 국제 부대'에 참여 의사를 보인 외국인은 미국인 4천 명을 포함해 약 2만 명 가량입니다.

이들은 계약 이후 매월 사병 임금 수준인 3천 달러(약 363만 원)를 받으며 종전 때까지 전투에 나서게 됩니다.

우크라이나는 전투 부대 외에도 요구 수준이 비교적 낮고 쉽게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다른 의용군 조직도 운영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원자들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의용군 프로그램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불만을 내놓고 있습니다.

과도한 행정작업으로 계약이 지연되고 있으며, 무기 지급이나 훈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계약 후 부대 배치도 수일씩 소요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우크라이나 군은 전투 경험이 있는 지원자들을 걸러내기 위한 철저한 검증 절차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군 관계자는 "아무 경험이 없는 지원자는 이곳에서 쓸모없다"면서 "그런 사람들에게는 다른 일에 자원하도록 권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의용군 지원자 중 상당수는 아무런 전투 경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WP는 지적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의 대처에 대한 비판도 일부 나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8년간 친러 분리주의 세력과 전투해온 조지아인 부대의 한 지휘관은 "전쟁 중에도 관료제 문제가 크다"며 "매우 아마추어 같다"고 당국을 비판했습니다.

WP는 공습과 포격이 이어지는 현대전 상황에서 정치적 신념이나 모험을 추구하는 지원자들의 낭만은 곧바로 사라진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외국인 지원자들이 군인·의료지원·군수 등의 분야에서 어떤 효용이 있을지는 불분명하며, 정 안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보여주는 정도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미국인이 러시아 부대에 의해 생포될 경우 러시아의 선전전에 활용되는 등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WP는 덧붙였습니다.

[ 송재원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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