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주택서 화재 발생해 4명 사망…"신변비관 방화 추정"

전북 김제의 한 주택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4명이 사망했습니다.

오늘(17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47분께 김제시 신풍동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불로 A(70)씨와 50대 남성 3명이 숨졌습니다.

당시 집 안에는 A씨와 그와 사실혼 관계인 B씨, B씨 남동생 3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중 B씨는 불이 번지기 전 몸을 피해 화를 면했습니다.

남동생 3명은 모두 거동이 불가능할 정도의 뇌 병변 장애를 앓아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했습니다.

'펑' 소리를 듣고 방에서 나와서 몸을 피한 B씨는 옆집 이웃에게 신고를 요청했습니다.

B씨는 "이상한 소리를 듣고 방에서 나와보니 집에 연기가 자욱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어 "이전에도 남편이 집 안에 휘발유 통을 숨겨둬서 2번이나 치운 적이 있다"며 "평소에 자주 '다 함께 죽자'는 얘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가 신변을 비관해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집에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집에 거주하고 있던 5명은 숨진 3명의 장애 수당 170여만 원, B씨의 공공근로 수당 등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아직 집에 불이 난 경위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화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B씨 역시 당시 방 안에 있었던 터라 A씨가 어떤 방식으로 불을 냈는지 진술하지는 못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화재 원인 파악을 위한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황상 70대 남성이 신변을 비관해 주택에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높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 중"이라며 "주택 주변의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인하고 목격자 진술도 듣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박소민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