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채이자 달러로 지급…서방 제재로 처리 여부는 불투명"

서방의 경제제재로 국가부도 위기가 눈앞에 다가온 러시아가 국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16일(현지시간) 달러화 표시 국채의 이자를 달러로 지급했으나 서방의 금융제재로 지급 처리가 승인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습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날 국영방송 러시아투데이(RT)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자를 지급했고, 공은 미국 당국 측으로 넘어갔다"고 밝혔습니다.

16일은 달러화 표시 러시아 국채 2건에 대한 이자 1억1천700만 달러(약 1천445억 원)의 지급 만기일입니다.

이들 국채는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있어 러시아 정부가 이날 상환하지 못하더라도 바로 디폴트에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루아노프 장관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외화 계정이 있는 미국 은행에 달러로 이자를 보냈고, 지급처리가 승인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제재로 인해 해당 돈이 국채 투자자들에게 지급되지 않을 때를 대비해 루블화로 지급하기 위한 대안 절차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WSJ이 한 러시아 국채 투자자에게 확인한 결과 이 투자자는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5시45분(한국시간 17일 오전 6시45분) 현재 이자를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미국 측의 해명은 이와 달랐습니다.

당초 미국 금융기관과 러시아 중앙은행·재무부 간 거래를 금지했으나 나중에 러시아 채권 이자를 수취할 수 있게 예외를 허용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 중앙은행·국부펀드·재무부가 3월 1일 이전에 발행한 채권에 대해선 이자 지급이 이달 25일까지 허용된다고 미 재부무는 설명했습니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간단히 말해 미국의 대(對)러 제재는 러시아의 채권 이자 지급을 금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단, 예외허용 기간이 끝난 후 러시아 정부 기관이 발행한 채권이나 주식과 관련한 이자, 배당금, 만기 상환금 등을 받으려면 미 재무부의 특별 승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 송재원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