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3월에 접어들면서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올해 주요 기업들의 주총에서는 예전과 달라진 점이 돋보이는데요.
어떤 변화인지 고진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국내 주요 상장사들은 오는 16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합니다.

올해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의 달라진 모습이 눈에 띌 전망입니다.

먼저 연이어 대형 인명 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에서는 주주와 시민단체가 뭉쳤습니다.

이들은 경영진에 사고 발생 책임을 묻고 중대재해 재발 방지를 촉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잇따른 물적분할로 주가가 반 토막 난 SK케미칼의 소액주주들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 제안을 추진 중입니다.

창업주의 지분 매각 사건으로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불공정 논란이 인 한샘에서도 주주들의 단체 행동이 예상됩니다.

이처럼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의 영향력이 커진 건 지난해 증시 활황 덕입니다.

개인투자자 수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에 주주 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진 겁니다.

▶ 인터뷰(☎) : 박창균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개인투자자들이 예전같이 주식을 사 놓고 오르기만 기다리며 가만히 앉아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본인이 노력을 하면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회사 가치가 떨어지는데 엄청나게 민감하게 나오는 거죠."

소액주주가 500만 명에 달하는 삼성전자도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일부 주주들이 온라인 전자투표를 통해 노태문 MX사업부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부결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

신작인 갤럭시 S22의 강제 성능 저하 논란에 대해 경영진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전문가들은 주주들의 적극적인 권리 행사를 두고 국내 자본시장을 성숙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 변화라고 말합니다.

▶ 인터뷰(☎) : 김우찬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그동안에는 회사의 이사들이 돈을 자기 마음대로 썼었죠. 주주들에게 전혀 설명도 없이 그렇게 해왔는데,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하는 게 좀 어려워질 것이다…."

주총 시즌을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기업들도 이에 발맞춘 변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고진경입니다.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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