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러시아 루블 지폐, 연합뉴스 제공]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한 지난 2주간 러시아 주식이 기초 자산인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였습니다.

이 기간 개인들의 러시아 관련 ETF 순매수 금액은 746억 원에 달합니다.

러시아 주가와 루블화 가치 폭락에 ETF 가격도 폭락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또 일부 상품은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는데도 저가 매수세는 계속 유입되고 있습니다.

오늘(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국내 유일 러시아 주식 ETF 'KINDEX 러시아MSCI(합성)'를 280억 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한 지난달 25일에는 개인 순매수 금액이 183억 원으로 국내 ETF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로 봐도 포스코(170억원)와 기아(165억원) 등 대형주를 제치고 7위 규모였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ETF 가격은 3만120원에서 1만70원으로 66.57% 폭락했습니다.

불과 2주 만에 가격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입니다.

ETF 투자위험 지표인 순자산 가치 대비 시장 가격의 괴리율은 지난달 28일 30.26%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거래소 규정상 해외 기초자산 ETF의 괴리율 한도인 6%를 5배 웃도는 수준으로, 시장 가격이 상당히 고평가됐음을 뜻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KINDEX 러시아MSCI(합성)' 거래를 내일(7일)부터 정지합니다.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이 ETF가 상장 폐지될 수도 있다고 공지했습니다.

개인의 매수 행렬은 미국 거래소에 상장한 러시아 ETF에도 쇄도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결제일 기준으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반에크 러시아 ETF'(RSX) 순매수 결제액은 1천955만 달러입니다.

또 이 기간 개인은 '아이셰어즈 MSCI 러시아 ETF'(ERUS)를 1천398만 달러, 레버리지 상품 '디렉시온 데일리 러시아 불 2X ETF'(RUSL)을 484만 달러 순매수했습니다.

세 종목의 2주간 개인 순매수 결제액을 합치면 3천837만 달러입니다.

이는 4일 종가 기준 원홧값 1,214.2원을 적용하면 한화로 466억 원 규모입니다.

여기에 KINDEX 러시아MSCI(합성) 순매수액 280억원을 더하면 746억 원에 달합니다.

최근 이들 ETF 가격은 수직으로 떨어졌습니다.

러시아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RUSL 종가는 지난달 16일 23.75달러에서 10거래일 만인 이달 3일 2.58달러로 89.14% 폭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RSX는 25.50달러에서 5.79달러로, ERUS는 41.26달러에서 8.06달러로 각각 77.29%, 80.47% 떨어졌습니다.

결국 RUSL 운용사 디렉시온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일 이 ETF의 상장 폐지를 발표했습니다.

RUSL은 오는 11일까지만 거래되고 이후 상장폐지 절차를 거쳐 18일 청산됩니다.

또 ERUS와 RSX에 대해서도 각 운용사가 지난 1일과 3일 신규 설정 중단 방침을 밝혔습니다.

신규 설정 중단은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