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를 거론하며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것에 대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유일한 전쟁 피폭국 일본으로서, 또 피폭지 히로시마(廣島) 출신 총리로서"라고 일본과 자신의 위치를 강조하고서 "핵 위협도, 사용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1일 새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폴란드·루마니아 수뇌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화 회담에서 이같이 언급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유럽의 안전보장에 그치지 않고 국제질서 전체를 흔드는 것"이라며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것의 대가를 명확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의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무력 행사를 금지한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서 강력한 제재의 필요성 및 우크라이나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고 NHK는 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 임무 돌입을 국방부 장관과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에게 지시했다"고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연설에서 밝혔습니다.

핵 억지력 부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운용하는 러시아 전략로켓군 등 핵무기를 관장하는 부대이며 푸틴의 이런 발언은 강대국 간 핵전쟁에 대한 우려를 키웠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로부터 '미국인들이 핵전쟁에 대해 우려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라고 답하고서 러시아가 가혹한 대가를 치르도록 동맹국 등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는 뜻을 표명했습니다.

[ 진현진 기자 / 2j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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