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사흘째 키예프 여러 방향서 총공격…시가전 발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흘째인 26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수도 키예프를 향해 여러 방향으로 총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로이터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중심가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벌어졌고 시내 곳곳에서 격렬한 시가전 소리가 들렸습니다.

우크라이나군 키예프 시내로 진입하는 주요 목진지에서 러시아군의 도심 진입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26일 새벽 페이스북에 "키예프의 거리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동요하지 말고 공습 사이렌을 들으면 즉시 몸을 숨길만 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키예프 중심 마이단 광장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에서도 치열하게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키예프로 향하는 러시아군은 벨라루스에서 출발해 키예프 북쪽 외곽까지 접근했으나 CNN방송은 남쪽 29㎞ 바실키프 지역에서도 격렬한 교전이 보고됐다고 우크라이나군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이 시가전의 상대가 러시아 지상군인지, 러시아와 연계된 무장 조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러시아의 특작 부대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러시아군이 소규모 그룹을 키예프에 잠입시켜 교전을 시도하고 있으나 우리 군이 지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군은 키예프 외에도 북동쪽 국경도시 하리코프와 수미, 흑해와 가까운 남부 헤르손 등 주요 도시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순항 미사일로 우크라이나의 군사 기반 시설을 겨누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날 새벽 키예프의 줄랴니 공항 인근과 세바스토폴 광장 부근에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CNN방송은 보도했습니다.

키예프 시내의 민간인 거주지역의 아파트도 미사일로 일부가 파괴됐습니다.

흑해 연안의 도시 오데사, 마리우폴, 헤르손, 니콜라예프 등 우크라이나 남부에서도 교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26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98명이 죽고 1천115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의 인구 15만명 규모의 도시 멜리토폴을 점령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확인하지 않았으나 멜리토폴 함락이 사실이라면 러시아 침공 이후 상당한 규모의 도시가 러시아 수중에 넘어간 최초의 사례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새벽에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키예프 탈출했다는 소문을 일축하면서 수도를 지키기 위한 결사 항전을 촉구했습니다.

유엔은 전쟁 발발 뒤 이틀간 우크라이나 10만명이 피란했다고 집계했습니다.

[ 이명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