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러시아 은행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비해 최근 외환 보유액을 대폭 늘렸다고 로이터통신과 미 CNN비즈니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자국 은행들의 1월 외화 유동자산이 535억 달러(약 63조8천억 원)로 전달보다 85억 달러(약 10조1천억 원), 약 19%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외화 유동자산은 러시아 은행들이 직접 보유하거나 중앙은행에 맡겨 둔 외화와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외화 자산을 말합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은행들이 외화 유동자산을 대폭 늘린 것은 미국의 경제제재를 염두에 둔 조치라고 풀이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자국 주요 은행과 러시아 측 간 달러 거래를 끊어 러시아가 달러 표시 채무의 상환을 곤란하게 만드는 방안을 고려 중입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러시아 신용평가사 ACRA는 자국 은행들이 지난해 12월 50억 달러(약 5조9천625억 원) 상당의 외화를 반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작년 동월 26억5천만 달러의 2배 가까운 규모로, 제재에 따른 외화 수요 증가에 대비한 선제 조치라고 ACRA는 전했습니다.

ACRA의 발레리 피벤 선임 이사는 러시아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제출하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외화 반입 규모를 추산했다며, 은행들은 작년 11월에도 21억 달러를 들여왔다고 로이터에 말했습니다.

이어 은행들의 외화 자산부채 비율이 중앙은행의 규제를 받는데 현재로선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므로 외화 반입 규모가 늘어난 것은 외화 현금에 대한 급격한 수요 증가와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단, 이 같은 증가 규모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2014년 루블화 대폭락으로 그해 말 은행들이 180억 달러어치 외화를 반입한 것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CNN비즈니스는 전했습니다.

스베르방크, VTB, VEB 등 제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주요 은행들은 이번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외신의 요구에 언급을 삼갔습니다.

러시아 재무부도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 임정화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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