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 간 전쟁 발발 위험이 고조되는 가운데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이틀간 러시아를 방문하기로 해 관심이 쏠립니다.

22일(현지시간) 돈(DAWN) 등 파키스탄 언론에 따르면 칸 총리는 23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합니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칸 총리는 내각 일부 등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예정됐다고 밝혔습니다.

파키스탄 최고 지도자가 러시아를 공식 방문하는 것은 2011년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전 대통령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라고 돈은 전했습니다.

칸 총리의 방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자국 병력을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파견하는 등 우크라이나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가운데 이뤄질 예정이라 눈길을 끕니다.

이에 파키스탄 측은 이미 예정된 방문으로 우크라이나 사태와는 상관없는 일정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입니다.

칸 총리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은 현재 우크라이나 위기 발생 이전에 계획된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훨씬 이전에 초청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파키스탄은 냉전 시대에는 친미 성향을 보인 탓에 구소련과의 관계가 소원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1월 테러리스트에게 피난처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파키스탄 군사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지금은 미국과 관계가 상당히 멀어진 바 있습니다.

파키스탄은 대신 중국과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군사·경제적 관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파키스탄은 막대한 부채 등으로 인해 경제난에 시달리는 상황이라 러시아 등 에너지 강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에너지 협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양자 관계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회담에서는 아프가니스탄 문제도 논의될 전망입니다.

파키스탄과 러시아는 탈레반 재집권 후 아프간 내 글로벌 테러 세력 부활 가능성, 경제난으로 인한 난민 폭증 등에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임정화 인턴기자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