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시장에서 코인을 사고파는 모든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거래하는 탈중앙화된 코인거래소(DEX) 거래량이 급속히 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DEX는 중앙에 코인과 거래 정보를 모아 거래하는 중앙집중적인 거래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세계적 추세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국내 코인 투자자들도 결국 규제에서 벗어난 탈중앙화 거래소로 대거 이동하고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기존 거래소는 현금 환전소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해외 코인 통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6일 탈중앙화 거래소 dYdX의 24시간 거래량이 17조854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1위 중앙화 거래소 바이낸스 거래량 15조8716억원을 넘는 수치다.

DEX 거래량이 기존 거래소의 거래량을 넘은 건 사상 처음이다.

국내 1위 사업자 업비트(3조원) 거래량의 3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DEX는 비트코인을 창시한 나카모토 사토시의 철학을 거래소에도 적용한 서비스다.

업비트·빗썸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 거래소와 비교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기존 거래소는 투자자들이 거래소 지갑 내 거래소 소유 물량 내에서 거래를 한다.

당연히 거래 과정에서 블록체인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업비트나 빗썸이 각자 관리하는 전자거래장부에 기록하는 식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하지 않기에 거래소가 관리하는 장부를 해킹하면 코인을 탈취할 수 있다.

2018년 빗썸이 해킹으로 350억원 규모 가상화폐를 도난당했던 이유다.

금융을 탈중앙화해야 한다는 나카모토 사토시 철학을 신봉하는 비트코인 근본론자들이 "코인 거래소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훼손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DEX가 최근 크게 성장한 것은 디파이의 성장 덕분이다.

디파이는 플랫폼이 되는 코인에 적금, 대출 등 서비스를 하는 블록체인이 얹혀 구동된다.

플랫폼 코인에서 서비스 코인으로 바꿔야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플랫폼 코인에서 서비스 코인으로 바꾸는 중간 역할을 최근 탈중앙화 거래소가 담당한다.

최근 국내에 등장한 클레이스왑, 델리오스왑 등 DEX도 모든 이런 역할을 하는 거래소다.

예컨대 카카오의 블록체인 관련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클레이(KLAY)를 활용한 탈중앙화 거래소 클레이스왑에서 KSP 토큰 등으로 바꿔 이를 활용한 투자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전체 디파이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DEX도 동반 성장했다.

디파이 통계 사이트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전체 디파이 예치금은 현재 234조3180억원 수준이다.

2020년 10월 처음 10조원을 넘긴 뒤 1년여 만에 23배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DEX의 매서운 성장세에 대해 코인업계는 예상된 수순이라는 분위기다.

기존 거래소가 갖고 있는 해킹의 위험성과 중앙화된 운영 주체의 실수로 인한 사고 등 가능성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기존 거래소가 금융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는 것도 DEX 성장이 예측되는 이유다.

기존 거래소는 본인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등과 같은 규제를 적용받지만 DEX는 자금을 수탁하지 않기 때문에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반면 최근 빗썸·코인원 등은 실명계좌 계약 은행인 NH농협 정책으로 모든 입출금 지갑을 등록하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도입했다.

코인 투자자로서는 자유로운 코인 입출금이 어려워진 셈이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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