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신한카드 등 카드업계, 사상 최대 실적에도 혜택 줄이기 급급…고객 챙기기는 '뒷전'

【 앵커멘트 】
국내 카드사들이 지난해보다 배당금 규모를 늘리며 대주주 챙기기에 나섰습니다.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며 새해부터 소비자 혜택을 줄이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이호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국내 주요 카드사들의 지난해 실적입니다.

5개 전업 카드사들은 지난해 누적 순이익 2조9백억 원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020년과 비교해 3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카드사까지 합치면 한 해 순이익이 3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대급 실적을 거둔 카드사들은 대주주부터 챙겼습니다.

삼성카드는 총배당금으로 지난해보다 27% 넘게 늘은 2천450억 원을 책정했습니다.

KB국민카드 역시 25% 증가한 2천500억 원을 배정했고, 우리카드는 지난 2013년 분사 이후 처음으로 400억 원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카드업계 관계자
- "올해 신용카드사들이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건전성 강화 차원에서 대체로 배당성향을 줄였지만,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배당 규모는 대체로 늘었습니다."

일각에선 카드사들의 고배당 정책을 두고 정작 소비자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의 사상 최대 실적이 카드 승인액 증가와 대출 확대 등에 따른 성과임에도 정작 고객 혜택은 뒷걸음질 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3천억 원대의 배당금 규모를 유지한 신한카드는 올해부터 할인과 적립 혜택이 많은 카드 5종을 단종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KB국민카드도 오는 28일부터 할인폭이 큰 '청춘대로꿀쇼핑알파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고, 우리카드는 다음 달부터 현금자동입출금기 이용 수수료를 100원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업계는 올해부터 낮아진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과, DSR 규제로 위축되는 카드론 전망이 줄어든 고객 혜택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상황.

하지만 카드사의 경우, 삼성카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금융지주나 대주주에게 배당금이 돌아갑니다.

때문에 고액의 셀프 배당금을 책정한 상황 속에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고객 혜택을 줄이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합니다.

▶ 인터뷰(☎) : 강형구 /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
- "차라리 적립하는 게 낫거든요…그래야 나중에 경영이 어렵더라도 내부적으로 좀 흡수를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부가 서비스 혜택도 축소해 가고 심지어는 카드 단종까지 해 가면서 과다하게 배당금을 받아가는 거는 좀 적절지 않다고 보죠. "

카드사의 고배당 결정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은 곱지 않은 만큼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피해가 최소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이호준입니다. [nadahoj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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