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5개 발전 자회사 '낙하산 인사' 논란…文 후반기 자충수 되나

발전사 내부 출신은 1명 불과 나머지 4명은 여당 등 외부 인물
친정부 성향 비전문가 발탁 땐 '보은 인사' 논란…노조 우려 팽배


[매일경제TV]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또 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신임 사장 공모가 진행 중인 한국전력 5개 발전 자회사에 '친정부 성향' 비전문가를 발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고질적인 낙하산 인사 문제와 '보은 인사'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상황입니다.

특히 에너지 전환 과도기에 직면한 시점에서 발전사 내부 결집을 다져야 하는 막중한 부담까지 짊어진 가운데 발전계열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비전문 사장 선임이 가져올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등은 사장 공모 절차를 밟아 후보군 면접까지 마쳤습니다.

이 중 발전사 내부 출신은 1명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4명은 여당 지역위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인사, 한전 출신 인사로 알려졌습니다.

남부발전의 차기 사장에는 이승우 전 국가기술표준원장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이 전 원장은 지난 1월 국표원장 재임시절 정부 친환경 정책을 여과없이 추진한 인사로 각인돼 왔는데 발전사업의 이해도를 둘러싸고 노조와의 충돌이 예상됩니다.

국동서발전 신임 사장에는 김영문 더불어민주당 울산·울주군 지역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동서발전 사장 후보는 여당 소속인 김 위원장 외 동서발전 내부 출신 권오철 전 기술본부장, 표영준 전 사업본부장이 경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서부발전 사장에는 박형덕 한전 전 부사장 선임이 유력한 가운데 서부발전 내부 출신 김경재 전 기술본부장, 송재섭 현 관리본부장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남동발전 역시 한전에서 관리본부장과 기획처장을 역임한 김회천 전 한전 부사장이 물망에 올라 있습니다. 김 전 부사장은 경영지원 부사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9월 퇴임했습니다.

중부발전 신임 사장은 회사 내부 출신 인사가 유력한 상황입니다. 한전, 산업부 등 외부 출신은 이번 공모에 지원하지 않아 정창길 전 사장과 박형구 현 사장에 이어 내부 출신이 사장에 오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발전사 사장 자리에 한전 출신 인사가 내정된 건 산업부의 입김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한전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산업부가 산하기관인 한전과 발전사들의 인선에 개입하고 있다는 건 이미 전력공기업 내부에선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 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번 발전5사 사장 공모와 관련해 발전사 노조는 비전문가 낙하산 임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국노총 전국공공노조연맹 산하인 이들 발전5사 대표노조는 지난 3일 성명서에서 "정부 스스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정책의 진정성을 훼손하고 공정해야 할 공기업의 사장 선임절차를 무력화시키는 일련의 행위를 도저히 좌시할 수 없다"며 "사장 선임을 둘러싼 정부의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태를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발전 5사 임원추천위원회는 현재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마무리하고 최종심사후 임추위 차원의 후보 추천 단계만 남겨둔 상황입니다.

각사 임추위가 후보를 추천하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심의에 들어갑니다.

산업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제청하면 임명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동서·중부·남동발전 사장은 지난 12일 임기를 마쳤으며, 남부·서부발전 사장은 다음달 7일 임기가 만료됩니다.

[손세준 기자 / mkssej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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