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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I, 은행 상담사 변신…산업벽 허무는 디지털 빅뱅
기사입력 2020-12-2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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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신년기획 REbuild 디지털금융 ① ◆
'디지털금융이 60조달러(약 6경6000조원)에 달하는 디지털경제가치를 창출하는 핵심으로 부상할 것.'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최근 전 세계가 디지털로 연결되는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이 가치가 2025년 60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배다.

야곱 달 맥킨지 아시아금융리더는 매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언택트가 강조되면서 금융권의 디지털화는 더욱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전통 금융회사가 플랫폼업체와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새로운 빅뱅 상황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을 통해 연결되는 디지털생태계의 핵심은 디지털금융이다.

금융을 기반으로 유통·제조·물류 등 전 산업이 융합해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는 것이다.

맥킨지는 디지털금융에서 앞서 나가는 국가가 커넥티드 생태계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업체들이 디지털경제의 선두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큰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금융권도 디지털금융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시중은행, 보험 등 전통 금융 강자뿐 아니라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빅테크'들의 공세도 거세다.

내년에는 누적 가입자가 1800만명에 달하는 송금서비스 토스도 은행업에 뛰어든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등은 종합지급결제업을 통해 계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금융사와 빅테크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다.


산업 간 융합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1위 은행인 신한과 글로벌 최대 정보기술(IT) 회사인 삼성전자가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인공인간 '네온'은 내년부터 신한은행의 고객상담을 맡게 된다.

신한 고객이 모바일 앱에 접속하면 사람과 똑같은 외모에 인간 수준의 언어를 구사하는 네온을 만날 수 있다.

신한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의 손도 잡았다.

AI를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조만간 선보인다는 각오다.

디지털금융이 본격화되면서 은행·증권·보험 등으로 나뉘었던 칸막이도 사라지고 있다.

국가마다 공고한 금융장벽을 디지털기술로 뚫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이승훈 기자]


홍채 인식한 'AI 금융비서'…최저 대출금리 즉석에서 알려줘

미리 본 미래금융 라이프

고객관리 점수 높은 영업맨
아마존뱅크 신용등급 상향
대출 더 받아 명품 옷 구매

실물화폐, 네이버머니로 환전
결제때 사람 마주칠 일 없어

행원과 영상대화 디지털지점
상담 5분내 통장 개설 뚝딱
AI가 車보험 견적 내 지급도
신한은행 서울 서소문지점에 설치된 디지택트(디지털+콘택트) 지점에서 한 고객이 영상으로 상담 직원에게 적금 상품 가입을 문의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2025년 1월 오전 10시. 아침에 간신히 잠을 깬 30대 영업맨 김 모씨는 카카오톡으로 고객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와 선물을 보낸다.

김씨에 대한 고객 점수는 아마존뱅크의 신용등급과 비례하기 때문에 그는 고객을 비대면으로 살갑게 챙긴다.

신용등급이 오른 덕분에 김씨는 신용대출을 늘려 '아마존머니'(아마존뱅크의 미래 온라인 화폐)를 쌓았다.

김씨는 평소 마음에 들어 했던 국외 명품 옷을 '아마존 알렉사'(인공지능(AI) 음성인식 스피커)에 말해 주문한다.

메가 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아마존 세계에서 머물면 머물수록 그의 포인트와 가상화폐 자산은 늘어난다.


국내에선 주로 네이버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전날 밤 주문한 채소와 고기가 새벽에 도착해 '네이버페이 포인트'가 쌓였다는 메시지를 받는다.

가끔 직접 나가서 상점에 들러도 사람을 마주칠 일은 없다.

물건만 들고 나오면 자동 결제되고, 포인트가 쌓인다.

5년 전 갖고 있었던 국내 돈과 달러는 지속적으로 플랫폼 기업의 가상화폐로 바꾸는 데 주력한다.

다음달 국외 휴가 계획을 스마트폰에 입력하니 자동으로 디지털 보험사가 추천하는 여행보험이 뜨고 이를 클릭해 여행 계획까지 마친다.


금융의 가까운 미래 속에는 실물 통장이나 신용카드, 금고에 쌓아둔 현금 같은 개념 자체가 사라진다.


개인과 기업의 예금, 대출, 환전 등 금융 전반을 관리했던 전통 은행들은 기업의 실물 자산이나 개인의 주택담보대출 영역에만 집중하는 소규모 은행 점포로 전락한다.

대신 오프라인 점포 인력을 AI로 대체하고, 상거래 고객 정보 등 빅데이터에 집중한 일부 은행과 핀테크 기업, 아마존 등 메가 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금융을 장악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존 은행들이 변화의 중심에 설지는 미지수다.

이 같은 미래상은 최근 바젤은행감독위원회의 '가까운 미래 시나리오'나 시중은행 자체 보고서 등에서 이미 목격된다.


한 시중은행 디지털 추진(DT) 전략본부장은 "그동안 빅테크나 플랫폼 기업을 기존 금융시장을 빼앗으러 오는 '악의 축'으로 규정해왔는데 이를 반성하고 이들을 벤치마킹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고객이 더 편리하고 즐길 수 있는 '스트레스 제로' 금융을 위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초연결·초개인화 사회를 위한 최근 국내 금융사의 혁신은 '사람·점포·서류가 없는 3무(無) 금융'으로 요약된다.


최근 방문한 신한은행 서울 서소문지점 속 디지택트(디지털+콘택트) 지점에는 마스크를 쓰고 마주할 상담 직원이나 귀찮은 종이 서류,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는 기다림이 없었다.

지난달 말 국내 은행 중 최초로 문을 연 이곳은 한 부스당 6.6㎡(약 2평) 남짓 크기로 대형 스크린과 영상 상담용 카메라, 키패드, 손바닥 정맥인식 장치, 신분증·인감 스캐너 등으로 구성된 '디지털 데스크'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선 예·적금과 청약통장 개설은 물론, 신용·전세·주택담보대출 상담 업무까지 가능하다.

스크린에 떠 있는 상담 직원은 약 500m 떨어진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스크린의 화질이 워낙 선명하고 안내 서류에서 중요한 점은 화면에서 줄을 치면서 안내해줘 바로 옆에서 대면으로 상담해주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즉석에서 통장을 만들어보니 신분증 투입·확인, 상품 설명, 신청서 서명, 통장 출력까지 5분 만에 끝난다.

일반 지점에서 걸리는 시간(10분)의 절반 수준이다.


강성구 신한은행 채널전략부장은 "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낯선 고령자들도 (이 지점에 대한) 반응이 좋다"며 "신한이 자체 제작한 디지털 데스크는 얼마든지 크기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지점은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아 앞으로 비대면 금융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 같은 디지택트 지점을 내년에 전국 2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돈암지점엔 스마트(똑똑한) ATM(현금출납기)이 있다.

통장이나 카드, 비밀번호 없이 손바닥으로 현금 출금이 가능하다.

이른바 '손으로 출금 서비스' 절차는 '신분증 투입→정맥 정보 제공 동의→휴대폰 인증번호 입력→정맥 인증 모듈에 손바닥 올려 정보 등록'으로 5분이면 충분하다.

한 고객은 "커다란 스마트폰을 상대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수가 오픈 1년 만에 150만명을 돌파했고, 고령 친화적 금융으로 발돋움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손으로 출금 서비스 이용자 중 30%가 60대 이상 고령자"라고 말했다.


보험사의 미래는 한국이 아닌 중국 핑안(PingAn)에서 엿볼 수 있다.

이 보험사 가입자들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자동차 보험료를 청구한다.

고객이 직접 사고 차량 사진을 올리면 AI가 3분 안에 수리 견적을 보여준다.

고객이 견적서를 수락하면 보험금 지급까지 비대면으로 끝난다.


국내 보험사 중 한화생명은 보험금 심사 절차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고객이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기술이다.


이처럼 생활과 연결된 금융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있고, 고객들은 점점 더 편리한 서비스를 바라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핀테크에 대한 열망은 비대면과 금융 정보의 집중화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다.


[문일호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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