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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기업 옥죄기 법안 부결시킨 스위스
기사입력 2020-12-0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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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다국적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려던 법안이 지난달 29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

130개 비정부기구 연합이 발의한 해당 법안은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과 그 협력기업에 강력한 인권·환경 보호 기준을 적용하는 내용이었다.

위반할 경우 개인이나 단체가 기업을 고소할 수 있도록 했다.


인권 강화와 환경 보호를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취지는 좋다.

그러나 현실에서 일어날 부작용이 문제다.


법안의 핵심은 스위스 밖에서 의무 위반이 일어날 경우에도 스위스 안에서 책임을 묻도록 하는 것이었다.

해당 국가에서 문제로 삼지 않더라도 스위스 국민이 문제로 삼으면 해당 기업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스위스 기업연맹은 소송에 들어갈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 낭비, 국제사회에서의 기업 이미지 추락을 우려했다.

연방정부도 "의도는 좋지만 지나치다"며 난색을 보였다.


스위스의 다국적기업들이 협박 대상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었다.

정치 세력이나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해당 법안을 근거로 무차별 소송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법안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염려됐다.


스위스 국민은 기업 손을 들어줬다.

서울 인구보다 적은 860만명 인구에 남한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면적을 가진 스위스에는 약 2만9000개 다국적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이 전체 고용의 약 4분의 1을 책임진다.


직접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곳으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스위스의 국민투표는 150년이 넘는 전통을 갖고 있다.

스위스 국민은 이번에 기업 옥죄기 법안의 위험성을 알아보고 실리를 택했다.

대의민주주의 체제인 한국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 이러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국회는 기업을 적대시하는 법안 만들기에 혈안이 돼 있다.


경제에서 기업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드러난 자영업자의 취약성에서 알 수 있듯이 임금노동자 비중을 늘려줄 기업의 육성이 필수적이다.

정치권은 항상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외친다.

이제는 그 구호를 실천할 때다.


[국제부 = 김덕식 기자 dskim2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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