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지역봉사단체, 83억 재산피해 발생에도 '주민은 뒷전'
안성시, "주민 오해일뿐 줄 세운 적 없어" 부인


사진=안성시 제공
[안성=매일경제TV] 지난 8월 경기 하남시에서 발생한 이재명 지사 '주차장 갑질' 논란이 일던 시기 안성시에서도 의전 갑질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안성시 비서실장 등이 김보라 안성시장 방문을 이유로 주민들에게 사열을 지시한 것입니다.

특히 수백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이 대상인 탓에 공직자 갑질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

이날 김보라 안성시장은 관계 공무원들과 함께 막대한 수해 피해를 입은 주민 격려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새마을회 등 지역단체들은 반파된 집 수리와 피해 복구를 진행했으며, 자원봉사단체들은 주민들에게 구호용품과 도시락 등을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성시에선 수해로 인해 사망 1명, 중상 1명 등 이재민 300여명과 죽산, 일죽면에서만 총 83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김보라 시장 방문 전 유원근 비서실장과 관계 공무원들이 현장을 찾아 김 시장 방문을 이유로 주민들에게 사열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 주민들을 모아 줄을 세운 것입니다.

화봉리 주민 A씨는 "김보라 시장이 온다고 안성시에서 주민들에게 줄을 서라고 지시했었다.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대통령이 와도 안할 짓을 수재민들에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주민 B씨는 "우리 집은 흙더미에 집이 반파됐었다. 우리 집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가 난리였는데 시장이 온다고 줄을 세우고 인사를 시키는 게 말이 되냐"고 했습니다.

이어 "수해 피해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김 시장에 대한 과잉 충성에 주민들 원망만 컸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안성시는 사열 지시 등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유원근 비서실장은 "당시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주민들에게 도열 또는 사열을 하라고 하진 않았다. 봉사자들이나 수재민들에게 '시장님 내리시니까 시장님 오셨어요'라고 말씀을 드릴 순 있는데 줄을 서라고 말한 기억은 없다"면서 "수해 현장에서는 주로 시장님, 운전자 등과 다녔는데 시장이랑 같이 참석했던 공무원들이 지시했다거나, 시장 수행원이 지시했으면 그럴 수 있지만 저를 특정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주민들 주장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원봉사단체 한 관계자는 "저같은 경우 비서실장은 확실하게 알고 있다. 당시 수많은 주민들이 갑질을 당했고 이를 부정하는 주민은 안성시로부터 보조금을 지원 받는 이장들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오직 의전을 위해 수재민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준 셈이다. 다시는 이같은 갑질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최화철 기자 / mkchc@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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