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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꼬리표? 금융주 이제는 사야할 때
기사입력 2020-12-0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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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금융주는 ‘덫'과 같은 존재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5배가 채 되지 않는 주가만 놓고 보면 너무 싸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은행이 문을 닫기 전에는 망할 일도 없으니 이만큼 안전한 주식도 없다.

하지만 덜컥 매수에 나서는 순간 ‘저평가의 덫’에 걸리고 만다.

분명히 싸기는 싼데, 아무리 기다려도 주가가 오르지 않는 답답한 상황에 직면한다.

‘금융주는 영원한 저평가주’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동안 소외받던 금융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은행, 보험, 증권 등 대부분 금융주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외국인도 러브콜을 보내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실적 호조와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지주는 기대 이상 경상이익을 올렸고, 보험사의 사차이익(보험료 산정 당시 예측했던 보험금보다 실제 지급한 보험금이 적어 발생하는 이익)이 개선되고 있다.

증권사는 증시 거래대금 확대 수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호실적을 기반으로 금융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1. 은행주
▶3분기 호실적에 배당 매력도 뿜뿜
11월 26일 기준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이달 들어 일제히 10% 이상 급등했다.

KB금융 주가가 4만100원에서 4만8450원으로 20% 넘게 올랐고, 그 뒤를 이어 하나금융지주(18.8%), 우리금융지주(15.9%), 신한지주(13.2%) 등도 모두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주가 상승의 가장 큰 동력은 호실적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3배 이상 증가한 4798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 역시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18.8% 증가한 1조1666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지주도 비은행 부문 약진과 비대면 채널 영업 기반 확대로 76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전 분기보다 10.3% 늘어난 이익을 냈다.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배당 매력이 커진 것도 한 요인이다.

금융지주들도 저평가된 주가 방어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면서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은행업종지수는 3월 저점 대비 64% 상승했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구경회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업종 평균 PER(추가수익비율)과 PBR이 각각 4.7배, 0.37배에 불과한 데다 향후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도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는 인식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 상황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11월 26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04.8원으로 연중 최고점인 1280원 대비 13% 넘게 하락했다.

통상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면서 은행주가 수혜를 받는다.

실제로 지난 10월 한 달간 은행주를 2619억원어치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11월 들어 2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증가 기대감도 호재다.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96%로 연중 최저점인 0.79%보다 17bp(0.17%) 올랐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를 의미하는 NIM이 상승해 은행 수익성이 높아진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은행주 주가는 금리 방향성과 대체로 동일한 궤적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2021년 금리 상승에 따른 모멘텀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 증권주
▶증시 활성화에 신고가 행진
동학개미 열풍 속에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증권주도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BBIG가 코로나19 사태 최대 수혜주로 꼽히지만, 증권주도 올해 반등장에서 꾸준히 올랐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코스피 3000 전망이 나올 정도로 2021년도 강세장을 점치고 있는 만큼 증권주 역시 동반 상승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1월 25일 기준 증권업종지수는 1931.09로 11월 들어 20% 가까이 상승했다.

한화투자증권이 11월 한 달간 31% 오른 것을 비롯해 KTB투자증권(27%), DB금융투자(24%), 교보증권(21%), 현대차증권(19%) 등 중소형 증권사 약진이 두드러졌다.

대형사 중에서는 올해 증권업계를 덮친 사모펀드 이슈에 엮이지 않았던 삼성증권이 23%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등도 2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가장 큰 원인은 증시 활성화다.

올 3분기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28조원, 총 거래대금은 1748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 분기보다 30% 넘게 증가했다.

증시 거래대금이 크게 늘면서 증권사들은 기대 이상 호실적을 기록했다.

키움증권 , NH투자증권 ,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이 3분기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고,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업계 최초로 세전이익 1조원 달성이 기대된다.


브로커리지 수수료뿐 아니라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WM(자산관리) 수익까지 늘고 있다.

개인이 국내 주식은 물론 해외 주식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수탁수수료 수익이 대폭 증가했고,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ELS 조기 상환이 늘고 금융상품 판매이익도 증가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백신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2021년 글로벌 경제는 코로나19발 경기 침체에서 탈피해 완만한 상승 흐름이 기대된다.

또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은 증권주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 보험주
▶변액준비금 부담 완화 기대감
보험주는 은행과 증권에 비해서는 다소 관심이 덜하지만, 2021년 금리 상승 가능성과 실손보험 제도 개선 등 호재가 적잖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변액보험준비금 부담 완화와 자동차·장기보험 손해율 개선 등 보험주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힌다.


실적은 꽤 괜찮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보사의 올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1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6억원 늘었다.

손보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2조423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49억원 증가했다.

증시 호황에 따른 변액보험준비금 부담 완화가 생보사 영업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손보사 실적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출과 병원 방문이 줄어들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낮아진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주는 2021년에도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21년 실손보험료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근거다.

2021년 실손보험료 인상 시 장기보험에서의 손해율 개선 사이클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상승 가능성도 보험주 상승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 반등에 따른 변액보험준비금 부담 경감이 보험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6호 (2020.12.02~12.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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