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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범 특파원의 유레카 뉴욕] 줄서는 `블프` 사라진 美…유통, 그 이후는
기사입력 2020-11-28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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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프라이데이인 27일(현지시간) 오전 6시 50분 미국 뉴저지주 패러무스의 버건 타운센터 몰 모습. 오전 7시부터 조기 개점을 한 유통업체들이 있었지만 사전에 줄을 선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박용범 특파원]

11월 27일.
11월 마지막주 금요일인 이날은 미국인들이 지갑을 연다는 '블랙프라이데이'(블프) 였습니다.

기업들은 연간 실적을 좌우하는 이 시기에 파격적인 마케팅전을 벌여왔습니다.

팬데믹 이후에 미국인들이 처음 맞이한 블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새벽 일찍 현장을 가봤습니다.


제가 이날 찾은 곳은 뉴욕 인근에서 가장 유명한 몰 중에 하나인 '버겐 타운센터(Bergen Town Center)'입니다.

뉴저지주 패러무스(Paramus)라는 동네에 있습니다.


블루밍데일스(Bloomingdale’s), 노드스트롬랙(NordstromRack) 등 백화점 계열 아울렛과 버링턴(Burlington), 마셜(Marshalls) 같은 중저가 아울렛, 전자제품 유통체인 베스트바이, 아마존 계열 식료품체인인 홀푸드 등 다양한 유통매장이 한 곳에 몰려 있는 곳이죠. 뉴욕에 오는 관광객들은 우드버리(Woodbury) 아울렛을 꼭 방문해야할 ’쇼핑 성지’로 꼽습니다.

하지만 현지에 사는 사람들은 우드버리보다 이곳을 더 자주 찾는 편입니다.


백화점 명품 재고를 주로 할인 판매하는 삭스오프5번가(Saks Off 5th)는 이날 평소보다 3시간 빠른 오전 7시에 문을 열었습니다.


유통업체들이 '블프'에 한몫 장사를 하기위해 이렇게 새벽에 문을 여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죠.
코로나19 사태로 매장이 한산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현장에 가보니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새벽 6시 30분 주차장에 도착하니 수백대가 동시 주차가 가능한 넓은 지상 주차장에 차는 몇 대밖에 없더군요. 매장 앞에 줄을 선 사람은 물론 아무도 없었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인 27일(현지시간) 오전 7시 개점을 했지만 거의 손님이 없는 뉴저지주 패러무스의 버건 타운센터. 바닥에 그려진 '스탑(Stop)' 사인이 팬데믹 상황에서 활기를 잃은 유통의 현 주소를 상징하는 듯 합니다.

이 몰에 입점한 '센추리21'은 8일 뒤에 영구 폐점합니다.

[박용범 특파원]

개점 시간이 다 되어도 기자 외에는 손님이 없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제가 7시 '1번 손님'으로 입장을 했습니다.


이 매장에서 올해 확연히 달라진 새로운 '블프' 방정식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쇼핑을 하기보다 온라인 주문을 픽업하는 장소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의류매장들이 피팅 룸을 닫았습니다.

이제 옷을 입어보고 사는 문화는 점점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죠.
삭스오프5번가에서 일하는 콘체타 씨는 "손님들이 아직 매장에 직접 나와 쇼핑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어 온라인 영업도 강화하고 있다"며 "오늘 하루만 세일하는게 아니라 계속해서 세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블프' 하루만 노리는 세일이 거의 없어졌다는 점도 크게 달라진 점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쇼핑객을 분산시키겠다는 목적이 있겠지만 실상은 극심한 불황에 상시 세일 형태로 마케팅 방식을 바꾼 셈이죠. 월마트도 고민 끝에 품목을 나눠서 '블프' 행사를 진행하며 11월 한달 내내 '블프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존도 마찬가지입니다.


베스트바이 매장 앞에는 일부 쇼핑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이며, 개점 20분 뒤인 오전 7시 20분이 지나자 이 줄도 다 없어졌습니다.

[박용범 특파원]

블랙프라이데이 때 가장 인기있는 TV 매장은 쇼핑객이 거의 안 보일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대형TV를 쇼핑카트에 들고 흐믓한 표정으로 나오는 장면이 '블프'의 상징 같던 시절은 이제 영원히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사진은 27일(현지시간) 베스트바이 패러무스점 개점 직후 내부 모습입니다.

[박용범 특파원]

잠시 매장을 둘러본 뒤 큰 길을 건너 맞은편 '베스트바이' 매장을 가봤습니다.


이곳도 이날은 평소보다 빠른 오전 7시에 개점했죠. 7시 15분에 도착해서 보니, 다른 곳과 다르게 약 20명 정도 쇼핑객이 약 30m 정도 줄을 서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5분 정도 기다려 매장에 들어가보니 쇼핑객 수가 많지 않았습니다.


대기 줄이 있었던 것은 코로나19로 매장 입장객 수 제한 조치 때문이지, '블프' 손님이 많아서가 아니었음을 알게 됐습니다.


평소 눈여겨본 전자제품 가격에 변화가 있나 체크해봤습니다.


놀랍게도 '블프' 당일 할인은 따로 없었습니다.

모바일에서 별도 할인이 있는지 체크해봤지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화려했던 '블프'는 코로나19 사태로 이렇게 빛이 바래고 있습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블프'의 중심은 확연히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주소지를 옮겼습니다.

월마트, 타겟 같은 대형 유통체인은 예년 같았으면 대목일 추사감사절 당일에 매장 문을 닫기까지 했습니다.


관련 회사 주가는 어떤 상태일까요.
'버겐 타운센터'는 '어반 엣지 프라퍼티스'(Urban Edge Properties)라는 부동산 개발기업이 운영 중입니다.

이 회사 주가는 연초 20달러까지 올랐다가 추락한 후 여전히 10달러 초반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블프' 당일 주가는 4.86%나 떨어졌네요.

하지만 그래도 유통기업들은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모습입니다.


추수감사절인 전날 하루를 쉬고 다시 개장한 뉴욕증시는 연말까지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조금씩 상승폭을 더하고 이번 주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3% 오른 29,910.37에 마감하며, 다시 30,000 고지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S&P 500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0.24%, 0.92% 상승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뉴욕증시가 이날 순항한 것은 정권 인수인계 본격화, 백신 낙관론이 부정적 전망보다 우세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대의 연장선 상에서 유통기업들의 주가도 서서히 바닥을 다지는 모습입니다.


주요 유통기업 주식을 담고 있는 유통주 상장지수펀드(SPDR S&P Retail ETF)는 3월에 바닥을 찍고 조금씩 주가를 회복하고 있습니다.


소비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소매협회(NRF)는 11월∼12월 소매 판매가 3.6~5.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CNBC에 따르면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추수감사절 전일인 26일 미국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22% 늘어난 5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추정했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에 온라인에서 소비심리가 되살아날 지가 관건입니다.


수공업품 판매에서 시작해 소셜네트워크 쇼핑몰로 급성장 중인 '엣시'(Etsy)는 이날 10.66%나 올랐습니다.

블프날 엣시 주가 상승폭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유통의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답은 나와 있습니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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