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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사찰의혹 문건` 직접 공개하자…秋 `수사 의뢰`로 맞불
기사입력 2020-11-2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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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秋·尹 정면충돌 ◆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에 반발하는 검사의 집단 성명이 고·지검장에서 평검사까지로 확산되고 있다.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을 검찰 관계자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충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른바 '재판부 사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관련 문건을 공개하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 의뢰'로 맞불을 놨다.

하루에만 윤 총장의 가처분 소송과 행정소송에 이어, 추 장관의 징계위원회 출석 통보와 수사 의뢰 등이 교차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윤 총장을 대리하는 이완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26일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면서 제기한 '재판부 사찰 의혹'과 관련된 대검 내부 보고서를 전격 공개했다.

그러자 법무부는 윤 총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대검에 전격 수사 의뢰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법무부는 26일 "검찰에 불리한 판결을 한 판사를 공격하는 등 악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는 범죄라고 판단돼 수사 의뢰를 했다"며 "사찰의 방법은 언론 검색, 검사나 다른 사람에 대한 탐문 등이 모두 포함되는 것이므로 판사 사찰 문건의 모든 내용이 불법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도 "법무부로부터 사찰 의혹 보고서를 제출받아 확인한 결과, 대검이 25명의 판사를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한 것에 대한 향후 수사가 필요하다"며 법무부에 힘을 실어줬다.

이완규 변호사는 "재판에 관여하는 검사들의 지도를 위한 업무 참고용으로 작성했을 뿐"이라며 "사찰이라는 단어로 프레임이 씌어졌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같은 날 '징계' 카드도 꺼내들며 윤 총장을 압박했다.

법무부는 다음달 2일 윤 총장의 징계 여부와 수위를 심의할 검사징계위원회를 열겠다고 밝히면서 징계 의결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법무부 감찰위원회 소속 외부 감찰위원들이 "징계위원회 소집 전 감찰위원회를 열어달라"며 법무부에 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감찰위원회는 27일 소집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확산 등을 명분으로 법무부가 다음달 10일로 연기했다.

통상 중요 사항에 대한 징계 수위는 감찰위에서 정해지지만, 법무부는 이달 초 감찰규정을 바꿔 감찰위 자문 의무 조항을 완화한 바 있다.


징계위가 열리면 통상 당일 징계 결정이 난다.

법무부는 윤 총장이나 변호인에게 2일 오후 4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윤 총장 변호인인 이완규 변호사는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징계위는 절차대로 따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징계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징계위는 위원장인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나머지 6명은 법무부 차관, 법무부 장관이 지명한 검사 2명, 법무부 장관이 위촉한 변호사·법학교수·학식과 경륜을 갖춘 사람 각 1명씩이다.

26일 법무부에 따르면 이중 민간위원 3명은 이미 위촉된 상태다.

임기가 3년인 것을 감안하면 모두 현 정권에서 위촉된 위원이다.

민간위원 명단은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징계위는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는데 추 장관은 징계 청구권자 신분이어서 사건 심의나 의결에 관여할 수 없다.

윤 총장은 의결 과정에서 추 장관 기피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위원장 대행을 맡아 징계위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추 장관이 위원 중 검사 2명을 지명하기 때문에 이들은 추 장관 의중에 따라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간위원 3명의 결정이 윤 총장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징계 수위는 견책·감봉·정직·면직·해임 순으로, 징계위가 감봉 이상을 의결하면 법무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징계를 집행한다.

추 장관의 영향력이 높은 징계위가 다음달 2일 최고 중징계인 해임 조치를 의결하고 추 장관이 이를 토대로 대통령에게 해임을 요청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법무부가 징계를 청구한지 8일 만에 신속히 징계위를 여는 것은 법원의 판단과 상관없이 윤 총장의 징계 결정을 내리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음달 초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본안 소송에서도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커 징계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추 장관의 '윤 총장 잘라내기 속도전'에 대해 현 정권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된 것이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총장 최측근이 검사장으로 있는 대전지검의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수사 등이 진행되면서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수사 등 여권 수사로 응축된 불만이 추 장관의 압박 수위를 더욱 높였다는 것이다.


이에 윤 총장은 직무정지 하루 만인 25일 오후 10시 30분 서울행정법원에 전자소송 인터넷 접수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정지 조치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어 26일 오후 3시 직무정지 처분의 취소를 요구하는 본안 소송도 제기했다.

법원 판단에 따라 윤 총장이 법적 다툼을 하는 동안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을지가 결정된다.


윤 총장 측은 집행정지 신청서에 직무정지로 인해 중대한 해를 입을 우려가 높다고 강조하고 직무정지 사유 6가지에 대해 조목조목 소명했다고 전했다.

집행정지 신청은 가처분 소송이라서 통상 일주일 내 재판부 결론이 난다.


법원 판단으로 윤 총장에 대한 임기 보장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본안 소송은 임기가 끝나는 내년 7월 이후에야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다.


행정 소송 전문가들은 집행정지 인용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로 인한 검찰 조직 업무의 공백의 심각함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판부 사찰 의혹은 '사법농단'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구속시켰던 만큼 윤 총장 혐의가 가볍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윤예 기자 /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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