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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연미합중(聯美合中)으로 가야 한다
기사입력 2020-11-2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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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내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왕 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12월에 이은 1년 만의 재방문이며 올해 8월 외교담당 정치국원 양제츠가 다녀간 뒤로 3개월 만이다.

코로나19로 정상 간 회담도 영상회의로 대체되고 외교수장들의 해외 방문도 드문 상황에서 중국 외교의 원투펀치가 모두 찾는 것은 한국의 전략적 가치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즐기기엔 우리 상황이 녹록지 않다.

상대가 전략적으로 접근해오는 상황에서 우리는 중국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
먼저 안미경중(安美經中)이다.

과연 우리 외교의 근간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인가? 안미경중은 더 이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지금 미국은 중국을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배제하고 '경제번영네트워크(EPN)'를 만들려 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복귀도 고민하고 있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안보 영향력에 그치지 않고 한국에 반중 경제전선 동참을 요구하는 등 경제 영향력도 확보하려 한다.

중국은 중국대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로 우리에 대한 경제 영향력을 심화하면서 북핵협력을 매개로 안보 영향력도 점증시키고 있다.

사드(THAAD)가 한국 경제를 위협했듯 이미 안보와 경제 사이 경계선은 무너졌고 미·중 기술·경제 경쟁 속 한국의 전략적 딜레마는 더 커졌다.

안미경중이라는 표현 자체도 미국에는 안보이익, 중국에는 경제이익만 탐하는 것으로 오해하게 만든다.


결미연중(結美聯中)은 한국어로는 '미국과 결속, 중국과는 연대' 의미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어로는 '미국과 결합, 중국과는 연맹'이란 뜻이다.

중국에선 연맹을 동맹과 함께 쓴다.

미국보다 중국을 더 중시하는 느낌을 준다.

원래 의도가 미국과 동맹하면서 중국과의 좋은 관계 유지라면 오히려 연미결중(聯美結中) 표현이 맞는다.


'미국과는 동맹, 중국과는 친화'란 연미화중(聯美和中)은 표현상 문제는 없으나 2017년 문재인정부가 중국과 합의한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정확히 반영하지는 못한다.

'화(和)'라 함은 화해, 우호 정도 의미로서 우호협력관계(1992년), 21세기를 향한 협력동반자관계(1998년),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2003년)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 때문에 '미국과는 동맹, 중국과는 협력' 의미의 연미합중(聯美合中)이 현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 수준에 더 부합한다.


하지만 양국이 격상한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가 얼마나 '실질적'인지는 의문이 많다.

이번 왕 부장 방한에도 국내 언론의 최고 관심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조기 방한이겠지만 시기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한다.

시 주석이 한국에 오기 싫어서 안 오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때문에 못 오는 것이다.

한국 정부 발표가 나올 때 시 주석 방한이 너무 강조되지 않았으면 한다.

계속 얘기하면 매달리는 모습이 된다.

본말이 전도된다.


왕 부장의 이번 방한 동안 있을 많은 대화가 '실질적' 동반자관계에 기여했으면 한다.

왕 부장이 돌아가면 시 주석 방한 이전까지 이번에 나눴던 논의들을 양국의 미래발전 정책들로 충분히 숙성시켰으면 한다.

갈등과 오해가 발생해도 대화와 소통으로 해소 가능한 신형 한중관계 수립 방향이었으면 한다.


[황재호 한국외국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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