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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지구인을 구하는 백신…달걀로 만든다고요?
기사입력 2020-10-3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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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초래한 코로나19를 퇴치할 수 있는 코로나 19 백신 등장을 전 지구인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최근 국내에서는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백신 포비아(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한쪽에서 무한한 기대를 받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 백신의 '정체'는 무엇일까. 백신 역사는 200년을 훌쩍 넘는다.

1796년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소가 앓는 질병이었던 '우두(牛痘·바이러스로 소 유방·유두에 수포가 생기는 급성 전염성 질병)'에 감염된 사람들이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착안해 우두농을 한 소년 팔에 접종했던 게 백신과 예방접종의 시초다.


당시 제너 박사는 8세 소년에게 우두농을 접종했고, 6주 후에 천연두농을 다시 접종했지만 그 소년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다.

백신 어원이 '소'를 뜻하는 라틴어인 'vacca'에서 나온 이유다.

제너 박사는 천연두 예방법인 우두법을 '백시네이션(vaccination)'이라 불렀고 이후 특정 질병과 병원체에 후천성 면역을 부여하는 의약품을 백신(Vaccine)으로 명명하게 됐다.

천연두는 1977년 아프리카에서 마지막 환자가 발생한 것을 끝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이후 다양한 백신이 개발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백신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포함해 B형간염, 일본뇌염, 수두 등 총 26종이다.

백신 원리는 200년 전 우두법과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염증 반응 등을 포함해 인체에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성을 약화시킨 병원체를 몸에 투여해 항체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체내에 바이러스 침투가 감지되면 백혈구의 한 종류인 림프구 B세포에서 항체라는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미리 약하게라도 바이러스를 경험한 인체는 실제 감염됐을 때 당시 면역반응을 기억해 항체를 빠르게 만들어내 대응에 나선다.


현재 예방접종에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 백신은 죽인 상태인 바이러스를 인체에 투입하는 '불활화 바이러스 백신(사백신)'과 병원성을 크게 낮췄지만 아직 살아 있는 바이러스인 '약독화 생백신'이다.

이들 백신은 병원성 세포 자체를 주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전(全) 병원체 백신'이라고도 불린다.

소아마비, A형간염, 인플루엔자 등이 대표적인 사백신이며 수두, MMR(홍역, 볼거리, 풍진 혼합 백신) 등이 생백신이다.

전 병원체 백신은 세포 배양과 유정란 배양을 통해 만들어진다.

김두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가 없으면 스스로 자랄 수 없기 때문에 이를 키워주는 배양 과정이 필요하다"며 "바이러스가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세포 내에서 바이러스를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포 배양은 무균 상태에서 동물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한 후 바이러스를 동물세포에 감염시켜 배양한다.

동물세포는 주로 증식이 빠른 원숭이나 개 신장세포가 사용된다.


유정란 배양 방식은 주로 독감 백신 제조에 활용된다.

김두진 박사는 "유정란 배양 방식은 독감 백신 제조에 특화된 방식"이라며 "특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정란에서 잘 자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사용되며, 모든 백신 제조에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독감 백신 90% 이상이 유정란 제조법을 활용해 제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정란 제조 방식은 1940년대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오랜 기간 사용한 만큼 가장 안정된 제조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선 무균 유정란을 약 열흘간 부화시킨 후 유정란 내 배아나 요막액에 독성을 약하게 한 바이러스를 접종한다.

약 사흘간 바이러스를 배양한 뒤 증식한 바이러스를 추출해 분리·정제하는 과정을 거친다.

국내에서 유정란 방식으로 독감 백신을 제조·유통하는 GC녹십자는 "유정란 백신 제조 기간은 총 76~79일 소요되며, 이후 약 1개월간 국가 검정이 더해지기 때문에 총 3~4개월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독감 백신 1도즈(1회 접종분)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보통 유정란 1~2개가 필요하다.


최근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잇따르자 일각에서는 원료인 유정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바이러스를 배양한 유정란 속 독성물질이나 균이 기준치 이상 존재하면 사망에 이를 만큼 강한 쇼크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병관리청 등 당국과 백신업계, 과학계는 유전자 배양 방식과 사망은 연관성이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백신·생백신 등 전 병원체 백신은 백신을 만드는 데 필요한 병원체를 배양해 사용하기 때문에 만드는 과정이 어려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 사람에게 접종하려면 안전성 확보 등 오랜 연구 기간이 필요하다.

백신으로 사용한 병원체가 오히려 체내에서 질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두진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고위험 병원체이기 때문에 현재 약독화 생백신 개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안전성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약독화 바이러스를 얻기까지 장기간 계대배양(바이러스를 배양 주기에 따라 이전 배지에서 신선한 배지로 옮겨 배양하는 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조합 단백질 백신은 이러한 전 병원체 백신들의 단점을 개선한 백신이다.

병원체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항원 단백질만 분리해 사용한다.

병원체를 그대로 사용하는 백신과 달리 완제품과 생산 공정에서 모두 살아 있는 병원체 바이러스가 포함되지 않고 항원 단백질만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

우리에게 친숙한 백신 중에는 B형간염 백신을 이 방법으로 만든다.

다만 단백질을 선정하는 과정이 까다롭고, 단백질이기 때문에 타 백신에 비해 안정적으로 오랜기간 보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방식인 '유전자 백신'은 주요 항원을 단백질이 아닌 DNA 또는 RNA 형태로 제조해 투여한다.

항원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유전물질인 DNA 혹은 RNA를 체내에 투입하면 몸 안에서 항원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면역반응이 유도되는 방식이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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