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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세대란, 한국은 전셋집 구하기 전쟁 중
기사입력 2020-10-2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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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박 모 씨는 요즘 울화통이 터진다.

전세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이 갑자기 실거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머지않아 전셋집을 빼야 할 처지다.

그런데 인근 전셋집을 알아보니 현재 거주하는 주택보다 최소 2억~3억원씩 올라 있어 도무지 전세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 씨는 “주변 아파트 전셋값이 수억원 오른 데다 그마저도 매물이 없어 제때 이사를 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세입자를 위한다는 임대차법이 도리어 세입자를 전세난민으로 만드는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털어놓는다.


전세대란이 좀처럼 그칠 줄 모른다.

전세 매물이 귀해진 상황에서 가을 이사철까지 겹치자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수천 가구 대단지조차 전세 매물을 손에 꼽을 정도로 전셋집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전세대란에 불을 붙인 것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뼈대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다.

최소 4년간 거주할 수 있는 덕분에 세입자 ‘눌러앉기’ 현상이 심화되면서 집주인이 전세 놓기를 꺼리는 분위기다.

정부가 재건축, 재개발 등 주택 공급을 틀어막은 상황에서 대출 규제로 매매가 어려워진 점도 영향을 줬다.

이른바 ‘집 구하기 전쟁’으로 치닫는 ‘전(戰)세대란’을 막을 해법은 없을까.



1만가구 헬리오시티 전세 매물 10개뿐
전세 못 구해 고가 월세로 ‘눈물의 이사’

“전세 매물이 있어야 가격 예측이라도 하죠. 매물이 하나도 없으니 앞으로 전셋값이 어떻게 될지 저희도 도무지 가늠이 안 돼요.” (서울 강동구 A공인중개업소 대표)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위치한 강동롯데캐슬퍼스트. 3226가구가 거주하는 대단지 아파트지만 시장에 나온 전세 매물은 단 2개에 불과하다.

지난 7월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재계약하는 세입자들이 늘어 온라인은 물론 근처 공인중개업소에서도 전세 매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중개업자들은 “집을 보러 오는 손님에게 ‘매물이 나오면 연락드리겠다’는 당부 외에 할 말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강동롯데캐슬퍼스트 전세 매물은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로 집주인들이 세를 놓지 않는다.

롯데캐슬 매물을 보러 온 사람도 인근 현대홈타운, 프라이어팰리스로 발길을 돌린다.

문제는 이 두 곳도 매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나마 나온 매물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양상이다.

”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자가 전하는 분위기다.


68주 연속 상승.
서울 아파트 전셋값의 현주소다.

정부가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해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주택임대차보호법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전세 시장은 오히려 더 혼란스러운 양상에 빠지는 모습이다.

가을 전세 시장이 그야말로 역대급 혼란에 시달리는 중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68주 연속 상승
분양가보다 전셋값 비싼 단지 속출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08%였다.

무려 68주 연속 오름세로 올 들어 누적 상승률은 2.97%에 달한다.

상승률이 높은 곳은 송파(0.11%), 강남(0.1%), 서초(0.08%), 강동구(0.08%)였다.

강북권에서는 노원(0.1%), 성북(0.09%), 용산구(0.09%)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셋값이 급등하다 보니 신규 분양가보다 전셋값이 더 비싼 단지가 속출한다.

영등포구 신길동 힐스테이트클래시안 전용 84㎡ 분양가는 7억3000만원이지만 전셋값은 이보다 비싼 8억원 수준이다.

강동구 고덕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는 분양가(6억6000만원)와 전셋값(6억3000만원)이 비슷하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 래미안리더스원 전용 84㎡ 분양가는 16억1000만~17억3000만원 수준이다.

매매가가 27억원으로 치솟으면서 전셋값도 덩달아 16억원 안팎으로 뛰었다.


전셋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 전세 거래는 거의 반 토막 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5262건으로 임대차법 시행 전인 7월(1만2092건)보다 57% 감소했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과 비교해도 44%가량 줄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92로 2013년 9월 이후 가장 높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커질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아무리 대단지라도 전세 매물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000가구 이상 전국 1798개 단지 중 72%(1299곳)의 전세 매물이 5건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9510가구 대단지 송파 헬리오시티조차 전세 매물이 10건에도 못 미친다.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전셋값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성남 분당구 판교알파리움2단지 전용 142㎡ 전세가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9월 거래 가격(14억7000만원)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무려 2억원가량 오른 셈이다.

전세대란이 서울, 수도권을 거쳐 지방까지 확산되면서 전국 곳곳이 전세 매물 품귀, 가격 급등으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청약 대기 수요, 거주 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된다.

역세권 중심으로 가을철 이사 수요가 유입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 한국감정원 분석이다.


전세대란이 지속되다 보니 진풍경도 속출하는 분위기다.

집을 비워주는 대신 이사비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요구하는 세입자가 부지기수다.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세입자는 최근 집주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을 포기하고 집을 비워주겠다.

대신 이사비 500만원을 챙겨달라”고 요구했다.

집 주인은 “이사비를 줄 수 없으니 더 살라”고 반발하며 티격태격하는 중이다.

전세가 워낙 귀하다 보니 전세 매물이 나오자마자 집도 보지 않고 계약금을 송금하는 사례도 무수하다.


전세 매물 품귀 현상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가월세 계약으로 내몰리는 세입자도 급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10월 1~15일 기준 서울 월세 계약 384건 중 90건(23.4%)의 월세가 100만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200만원 이상인 계약도 4%를 넘었다.

명문 학군 임대 수요가 몰린 강남권에서는 사실상 월세가 ‘부르는 게 값’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센트럴아이파크 전용 123㎡의 경우 보증금 8억원, 월세 500만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도 보증금 3억원, 월세 240만원에 세입자를 찾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대출, 세금 규제 강화로 매매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임대차법 도입으로 임대차 시장까지 불안해졌다.

정부 규제가 지속될 경우 전월세 시장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민·강승태·나건웅·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1호 (2020.10.28~11.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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