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M-PRINT GFW CITYLIFE LUXMEN 매경이코노미 MBN골드 MBN 매일경제
로그인|회원가입 |시청자 게시판
종목검색
  • 종목검색
  • 통합검색

헤드라인

광고
프로그램 바로가기
프로그램 바로가기 닫기
가나다순 카테고리순
> 뉴스 > 기사
기사목록|||글자크기 
"한국에게 배워라" 중국서 절대 BTS가 못나오는 이유
기사입력 2020-10-25 07:19
  • 기사
  • 나도 한마디
공유하기 
[한중일 톺아보기-31] ※톺아보기란 '샅샅이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본다'는 순우리말입니다.

한중일 톺아보기는 동북아 에서 일어나는 굵직한 이슈부터 소소한 소식까지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중국, BTS 사태로 빈약한 소프트 파워만 드러내"-포린 폴리시(FP)
지난 20일 미국 외교전문지 FP가 중국으로 인해 빚어진 BTS 논란에 대해 논평한 칼럼 일부입니다.

FP는 중국에서 발견되는 과도한 민족주의가 세계인들의 마음을 멀어지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T)와 미국 뉴욕타임즈(NYT) 등 주요 외신들도 중국측의 부적절한 반응을 잇따라 비판했습니다.

한때 덩치만 큰 '이빨 빠진 호랑이'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지금의 중국은 G2의 한축이자 미국 경제규모의 70%에 육박하는 경제대국 입니다.

영국,독일,프랑스,일본의 국방예산 전부를 합친 것 보다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버드대 조지프 나이 교수(우)는 `소프트 파워`와 `하드파워`를 적절히 결합하는 능력을 `스마트 파워`라고 정의했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민주적 통치분야에서 점수가 급락해 소프트 파워 순위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이 경제, 군사력 등 강압성을 동반하는 '하드 파워'에 비해 '소프트 파워'(문화 등 매력을 통해 다른 나라로 하여금 자발적 호감과 신뢰를 끌어내는 힘)가 빈약하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 공산당은 2010년대 들어 당 중앙위 전체회의에서 문화산업을 집중 육성키로 하고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는 등 소프트 파워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럼에도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USC) 공공외교센터와 영국 컨설팅사 '포틀란드'가 분석한 '소프트파워 30(The Soft Power 30)'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여전히 최하위 평가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14개국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퓨리서치 센터'의 여론 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2002년 36.5%에서 올해 74%로 18년새 2배 넘게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빅브라더'에 의한 규제·검열...자율·창발성 발현 못해
중국에서 모든 영상,저작물에 대한 검열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의 모습/사진=바이두
개혁 개방 이후 40년이 넘게 지났지만, 중국은 체제의 특성 때문인지 여전히 언론은 물론 저작, 영상물 등의 제작과 유통에 대해 통제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부터는 문화 콘텐츠에 대한 감독을 총괄하는 '빅브라더' 라 할 수 있는 '국가뉴스출판 광전총국'이 국무원에서 공산당 선전부 산하로 옮겨지는 등 검열은 더 강화되는 추세 입니다.


중국은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 규모가 지난해 13억명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면서 다양하고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욕구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한 욕구를 억누르기만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당의 이념이나 방침에 안맞거나 중국의 이미지를 훼손 한다고 판단 되는 것들은 예외 없이 검열망에 걸러집니다.

이런 과도한 검열은 콘텐츠에 대한 접근 뿐 아니라 생산에 있어서도 자율성과 창발성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 2010년부터 자국의 모든 언론·출판물에 외국어 사용을 전면 금지해 왔습니다.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이 중국어의 순수성 및 문화를 크게 훼손한다는 게 이유 입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이 같은 중국의 태도를 이중인격을 지닌 '지킬 앤 하이드'에 빗대기도 했습니다.

언어, 문화 등 소프트 파워를 수출해 세계로부터 사랑받길 원하면서도, 해외의 해로운 영향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한다며 빗장을 걸어잠그는 모습이 이중적 이라는 겁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은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 미국 뿐 아니라 한국 네이버까지 해외 사이트의 중국내 접속을 제한 하고 있습니다.

한 해당 해외 영화 개봉을 34편으로 한정 하고 있으며, '판호' 를 통해 4년 가까이 한국산 게임의 수입을 막고 있기도 합니다.

중국은 이 같은 조치들이 자국 문화 및 산업 보호를 위해서라고 주장하나, 해외 문화의 유입은 막으면서 중국 문화가 세계로 전파되길 기대하는 건 모순이라는 비판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소프트 파워의 첨병 '공자학원'이 자충수 되나
2020년 3월 현재 전세계 총 162개국에 541개의 공자학원과 1,170개의 공자학당이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공자학원에 대해 "스파이 행위에 대한 명백한 증거는 없다" 면서도 "모든 관찰자들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21세기 이후 전세계 주요도시에 공자학원과 공자학당을 설립하고 언어와 문화를 전파해 자국에 대한 호감도와 문화적 영향력을 높이려 해왔습니다.

지난 2004년 서울에 1호점이 설립 된 공자학원은 중국 당국의 절대적 지원아래 폭발적으로 숫자가 늘어, 현재는 전 세계 총 162개국에 걸쳐 541곳의 공자학원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물론 해외에 언어교육과 문화교류를 위해 기관을 설치하는 건 비단 중국 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영국 등 많은 나라들이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도 2007년부터 세종 학당을 설립해 한글과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있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공자학원의 경우 순수히 언어와 문화교류를 위한 기관이 아닌, 자국의 이데올로기 수출기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왔습니다.

특히,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공자학원은 문화뿐 아니라 민감한 정치적 문제를 자국의 입장에서 홍보하는 비중이 커졌습니다.

예컨데, 공자학원이 제공하는 6·25 전쟁의 기원에 관한 영상에 "미국이 전쟁 확대를 위해 유엔 사령부 조직안을 통과시켰다" 는 등 중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식입니다.

또한 커리큘럼에서 톈안먼, 대만, 티베트, 달라이 라마, 인권 등 중국 정부가 꺼리는 이슈는 모두 제외 되고 있습니다.


공자학원에서 중국 국기를 펼쳐든 학생이 학부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뿐만 아니라 근래에는 공자학원이 설치국에서 각종 스파이 활동의 거점으로도 쓰인다는 의심까지 사고 있습니다.

2015년 일대일로 사업이 본격화 되면서 사업 파트너 국가들에 집중해서 공자 학원이 설립되자, 중화주의 확산을 위한 '트로이 목마'가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에 최근 수년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공자학원을 폐쇄하는 움직임까지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프트 파워 외교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시작한 공자학원이, 상대국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기는 커녕 되레 반감만 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맹목적 민족·애국주의도 반감에 한몫
지난 8월과 2015년에도 가수 이효리의 "마오"발언과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의 행동을 빌미로 중국 네티즌들의 집단 사이버 린치가 가해졌다/사진=연합뉴스
지난주 BTS의 6.25 관련 발언과 지난 8월 가수 이효리의 "마오" 발언을 빌미로 한 일부 중국인들의 반응은 사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습니다.

과거에도 국적, 성별, 지위고하 막론 특정 언행이 중국이 주장하는 '핵심 이익' '하나의 중국 원칙' 에 거스르거나 중국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싶을땐 네티즌들의 집단 행동이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 가깝고 인적·물적 교류가 많은 나라다 보니 BTS, 이효리 외에도 유사한 사례는 많습니다.

5년전인 2015년에는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가 국내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는 이유로 뭇매를 맞고 소속사까지 나서 공식 사과하는 소동이 빚어졌습니다.

2016년에도 배우 박보검이 등장한 국내 스포츠 용품 광고가 중화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비난 세례를 받았죠.

홍콩 시위 사태 당시 국내 대학 캠퍼스에서는 대자보를 둘러싸고 한국 학생들과 중국 학생들간에 첨예한 갈등이 빚어졌다/사진=유튜브 캡처
지난해 홍콩 시위 사태 때는 국내 대학 캠퍼스에서 빚어진 한·중 학생들간 갈등이 폭행으로 까지 번졌습니다.

중국 학생은 시위 지지 대자보를 훼손했고, 이를 제지하려는 한국 학생 사이에 폭력이 오갔습니다.

자유 민주주의 체제인 한국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한국의 대학들은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학내 게시판에 표현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르라" 라는 말이 있듯이, 이의가 있다면 똑같이 표현 했으면 될 일이었죠. 그러나 중국 학생들에게서 이를 존중하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시 주한 중국대사관은 대변인 담화로 "중국의 주권을 해치고 사실을 왜곡하는 언행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중국 학생들을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개혁개방 이래 사회주의 정치 이념에 대한 정체성과 정당성 강화를 위해 민족주의와 애국주의 교육에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런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세대들이 바로 지금 중국의 젊은 세대들입니다.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고 민족적 자부심을 갖는 건 자연스러운 일 입니다.

그러나 중국 당국과 일부 중국인들의 맹목적 민족주의와 애국주의에 매몰된 태도는 주변국들로 하여금 중국에 대한 호감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FP "중국, 한국으로부터 배워야"
`밴 플리트` 상 시상식 당시 중국측이 문제삼은 BTS의 발언(좌)/중국 웨이보 BTS 계정에 올라왔던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우)/사진=유튜브 캡처


소프트 파워 개념의 창시자 조지프 나이 교수가 지적 하듯, 중국은 소프트 파워가 주로 민간 영역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믿지 않습니다.

그들은 당과 국가를 소프트 파워의 원천으로 보고, 공자 등 고전적 문화 아이콘을 통한 체제 홍보에 주로 관심을 둘 뿐 민간에 대한 검열은 조금도 풀려고 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일각에서는 한류의 부상이 전적으로 한국 정부의 지원 덕 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대중문화가 발전하게 된 건 정부차원에서의 지원책 보다 일본 대중 문화 개방 조치 처럼 창작과 교류의 자유를 확대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검열과 통제가 아닌, 개방과 교류가 자국 문화로 하여금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믿었습니다.

FP는"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라'는 말은 지금도 한국의 문화정책을 이끄는 원칙으로 통한다" 며 "중국은 BTS를 비난할 게 아니라 한국을 롤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국가가 국제사회에서 높이 평가 받기 위해선 경제력과 군사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중국이 주변국의 자발적 신뢰와 호감을 끌어내는 매력을 갖추려 하기 보다, 지금처럼 강압적 힘에 기대고 애국주의와 민족주의에만 호소하는 한, 진정한 강국으로 평가 받는 날은 계속 요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윤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목록|||글자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