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M-PRINT GFW CITYLIFE LUXMEN 매경이코노미 MBN골드 MBN 매일경제
로그인|회원가입 |시청자 게시판
종목검색
  • 종목검색
  • 통합검색

헤드라인

광고
프로그램 바로가기
프로그램 바로가기 닫기
가나다순 카테고리순
> 뉴스 > 기사
기사목록|||글자크기 
정책 널뛰기에…국내1호 제주영리병원 결국 무산
기사입력 2020-10-27 18:08
  • 기사
  • 나도 한마디
공유하기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개설 허가 취소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중국 뤼디(綠地)그룹 산하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녹지제주)가 녹지병원 사업을 포기하는 상황으로 내몰리면서 국내 첫 영리병원 개원 자체가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지법 행정1부는 녹지제주가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20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녹지제주가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을 달아 녹지병원 개원을 허가한 것은 부당하다'며 도에 제기한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조건 취소 청구 소송'에 대해서는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선고를 연기했다.


녹지국제병원의 허가 취소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2002년 김대중정부가 외국자본의 투자 병원 설립을 허용하는 경제자유구역법을 제정한 지 18년 만에 탄생하는 듯했던 국내 1호 영리병원 설립이 무산되면서 의료산업화에 커다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근혜정부가 허가했던 영리병원(투자개방형 병원) 개원이 문재인정부에 의해 취소되면서 결국 정책이 정권에 따라 180도 바뀌었다는 비판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다른 곳에 영리병원이 도입되더라도 선뜻 투자에 나설 외국자본을 찾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외국자본을 유치해 '동북아 의료허브'를 꿈꾸던 제주헬스케어타운 사업이 좌초될 공산도 커졌다.

녹지병원과 함께 그동안 건립된 시설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주도는 이번 판결로 녹지병원 용지와 건물 활용 방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인보 제주도 보건건강위생과장은 "판결문을 입수해 자세한 법원 판단내용을 살펴보겠다"며 "뤼디그룹이 1심 결과를 존중한다면 제주헬스케어타운 활성화를 위해 보건복지부, 제주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뤼디그룹이 모여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일부 시민단체는 공공병원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허가 취소된 녹지병원은 공공병원으로 전환해 제주도민의 건강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이들은 "녹지병원이 있는 서귀포는 출산 가능한 산부인과조차 없는 의료 불모지"라며 "당장 재정적인 문제가 있을 수는 있지만 공공병원으로 전환하면 도민들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녹지병원 활용 방안으로 국가트라우마치유센터,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양한방 통합의료센터, 전문요양병원 등을 거론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공공병원 전환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며 "도 재정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긴 힘들어 보건복지부, 청와대 등 정부와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로 제주도와 뤼디그룹의 법적 분쟁이 투자자·국가소송(ISD)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녹지제주는 녹지병원 사업을 위해 지금까지 8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한중FTA(자유무역협정) 제12장 5조에는 '투자유치국의 변경된 정책이 투자자의 정당한 기대를 저버린다면 그로 인한 손실을 보상하는 것이 공정하고 공평하다'고 적시돼 있다.

한때 한중 경제협력 상징으로 간주됐던 녹지병원은 연면적 1만8200㎡, 3층 높이의 건물로 모두 1인실로 구성된 47병상짜리 의료기관이다.

제주도와 상하이시 산하 부동산개발 전문 뤼디그룹은 2011년 12월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국토교통부 산하 JDC가 개발하는 헬스케어타운 153만9339㎡ 용지(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절반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제주헬스케어타운은 JDC가 2008년 서귀포시 동홍동과 토평동 일원 153만9339㎡ 용지에 의료관광 및 숙박시설을 핵심으로 개발사업이 본격 추진됐지만 지지부진해 중국 뤼디그룹을 끌어들인 것이다.

3단계로 나눠 진행된 제주헬스케어타운 사업은 콘도 400실을 짓는 1단계에 이어 2단계로 255실의 추가 콘도 일부와 호텔, 쇼핑몰, 테마파크 등을 짓다가 중단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개방형 투자병원 설립이 금지된 국가는 한국, 일본, 네덜란드 등 3개국밖에 없다.

일본은 의료특구에 들어서는 투자개방형 병원은 허용하고 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박진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목록|||글자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