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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학계의 고언, "무조건 재정 푼다고 국민 신뢰 못얻어"
기사입력 2020-09-2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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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사태 속 정부의 적극적인 확장재정 속에서 효율적 자원배분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국가채무만 급증하게 될 경우, 결국 국민들의 국가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위기극복을 위한 적정의 재정역할은 필요하지만 무조건 국채를 찍어내는 식 보다는 현재 활용도가 떨어지는 기금의 칸막이를 없애 융통성 있게 사용하는 등 다양한 관점의 국가재정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한국행정연구원 세종국가리더십센터는 24일 서울 불광동 한국행정연구원에서 '정부신뢰와 국가재정'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한경대학교 이원희 교수는 "한국에선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 사태, 2016년 대통령 탄핵과정을 겪으면 국가불신이 확산됐다"면서 "정부의 무능력, 정치 부패 등이 섞여 만든 사회분위기지만 역설적이게 재정이 국가불신과 혼란을 야기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이 국민의 국가불신을 초래하는 요인에 대해 먼저 부처에 따라 운영되는 각종 기금의 난립과 이런 기금의 재원이 되는 각종 부담금의 준조세적 성격 등을 지적했다.

우리나라 기금은 지난 1960년 설치된 군인연금 기금 등을 시작으로 지난 80년 45개였지만 90년 98개, 93년 114개로 절정에 달한 후 차츰 숫자를 줄여가고 있지만 여전히 많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재정지출로 일반회계 재정은 허덕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금은 사용처를 찾지 못해 엉뚱한 사업들에 돈을 투자하는 등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당장 관광진흥기금만 하더라도 관광업 위축과 언택트 시대에 활용도가 떨어지는 데 이런 기금들의 예산 칸막이를 없애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음으로 이 교수는 채무와 세대간 책임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정부 주장대로 한국의 경우, 아직은 해외에서 채무를 유발하지 않아 국가 신용도가 견실하지만 급속한 국가채무 증가는 국가 불신으로 이어진다"며 "적정 채무를 사용해 미래세대에 가난을 물려주지 않는 다는 타당성이 있지만 빚낸 재원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경우 빚만 물려준다는 불신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 교수는 재정이 초래하는 국가불신에 대해 공공서비스 전달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를 테면 노후 수도관 등 문제로 인한 붉은 수돗물 문제 등은 정부의 서비스 전달 능력에 대한 불신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열심히 세금을 냈는 데도 자신이 받는 공공 서비스의 수준이 저하되거나 단절되면 정부불신이 커진다"며 "소방직을 국가직화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자치경찰제가 동시 논의되는 등의 국민입장에선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불확실한 환경속 적절한 재정효과도 불신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교수는 "이를 테면 이번에 4차 추경을 통해 자영업자들에게 최대 200만원을 준다고 하는데 이것보다 1억원을 대출하준 뒤 이 돈에 대한 2% 이자를 지원해 주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며 "이런 효율성이 저하되는 재정사용도 신뢰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주제 발표후 토론회에 참석한 이정희 서울시립대 교수는 "재정정책에 있어 예산추계, 세입추계 등 증거기반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급증하고 있는 국가채무에 대한 재정준칙 도입 등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권오성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재정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는지가 정부신뢰와 국가 흥망성쇠의 열쇠가 된다"며 "실질적인 재정준칙 효과를 위해서는 형식적인 제도도입 보다는 제도의 운영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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