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M-PRINT GFW CITYLIFE LUXMEN 매경이코노미 MBN골드 MBN 매일경제
로그인|회원가입 |시청자 게시판
종목검색
  • 종목검색
  • 통합검색

헤드라인

광고
프로그램 바로가기
프로그램 바로가기 닫기
가나다순 카테고리순
> 뉴스 > 기사
기사목록|||글자크기 
[Biz times] 재택근무 효율성 높지만…창의성은 사무실서 나와
기사입력 2020-10-07 10:52
  • 기사
  • 나도 한마디
공유하기 
"코로나19 이후로 모든 것이 변할 겁니다.

일하는 방식도, 도시 모습까지도…."
현대인에게 '일하는 기쁨'을 소개한 베스트셀러 저자 브루스 데이즐리가 코로나19 이후의 현대사회가 맞이할 새로운 상(像)을 제시했다.

지난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일의 미래' 세션 현장에서다.


이날 영상으로 참가한 데이즐리는 "코로나19 이후의 우리는 분명 혁명에 가까운 삶의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즐리는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기술 리더다.

트위터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사의 부사장으로 일했다.

2012년 트위터에 입사하기 전에는 구글에서 유튜브 영국 지사를 운영했으며, 캐피털 라디오(Capital Radio)에서도 근무했다.

일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2019년 집필한 '조이 오브 워크(Joy of Work)'는 그해 봄 선데이타임스의 경영 도서 1위를 차지했다.


데이즐리가 가장 먼저 꼽은 변화상은 업무 공간의 '호텔화(Hotelification)'다.

대규모 돌림병의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대규모 사무 공간에 대한 필요성이 떨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데이즐리는 "코로나19가 끝난 이후에도 주요 기업들 임직원은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정도는 집에서 근무하는 업무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택의 일상화는 사무 공간의 축소를 의미한다.

호텔처럼 작은 공간을 짧게 임차해 사무용으로 쓰는 방식도 하나의 업무 형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무실은 더 이상 소유의 공간이 아니게 될 겁니다.

남는 공간을 임차해 자유롭게 임직원이 교류하는 장(場)으로 기능할 거예요".
변혁은 작은 것에서부터 촉발된다.

데이즐리는 사무 공간에 대한 개념 변화가 도시 자체를 바꿀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도시가 도심에 모든 인프라스트럭처가 밀집하고 그 주변을 주택이 둘러싸는 '달걀 프라이'형이었다면, 향후 도시의 모습은 업무와 주택 공간이 혼합하는 '스크램블 에그'형일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과거에는 직장으로 출근하기 위해 무리해서라도 도심 근처에 거주하려고 했다"면서 "재택 근무의 일상화는 좀 더 쾌적한 주거 공간으로 이동을 의미한다"고 했다.

탈(脫)도시화의 확산이다.


데이즐리는 재택이 우리 일상으로 자리 잡은 이후에도 사무 공간으로의 출근 형태도 공존할 것으로 내다본다.

인간의 창의성은 생각의 섞임에서 나온다는 지론에서다.

필수 사무는 재택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창조 영역에서는 결국 서로의 얼굴을 마주봤을 때만이 가능하다.

네트워크 효과다.


데이즐리는 "매사추세츠공대(MIT) 샌디 펜틀랜드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이메일과 영상회의는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하지 않았다"면서 "잘 작동하는 사무실은 무엇보다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많이 했던 조직"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실제로 상사가 무서운 얼굴을 하고 앞에서 자극을 줄 경우 더 업무 효율이 높은 것도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업무 효율성을 배제하고서라도 사람들 간의 만남은 유대 관계에서도 중요하다.

응집력 있는 팀은 결국 손을 맞잡고 업무를 함께 이고 진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시 근거를 댄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연구 결과입니다.

노를 젓는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죠. 한쪽은 기계와 노를 젓는 팀, 다른 쪽은 몇 사람을 함께 노를 젓게 했죠. 10분 후 결과는 어땠을까요. 운동량은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사람과 노를 저은 팀 멤버들은 엔도르핀이 두 배 더 넘게 분비됐습니다.

일의 효율성을 떠나 사람은 사람을 통해서만 행복을 느낀다는 얘기죠".
혁신의 성지, 실리콘밸리에서도 100% 재택근무 효과에서는 여러 설이 오간다.

트위터는 영구적 원격근무를 선언했고, 구글도 12개월 원격근무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좋은 점을 하나도 찾지 못했다"고 맞불을 놨다.

데이즐리는 "재택과 사무실 근무 사이의 장점을 섞은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설왕설래에도 재택과 사무 공간이 뒤섞인 '하이브리드(Hybrid)' 형태는 결국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데이즐리는 예상한다.

앞으로 기업을 일굴 창업자를 위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시했다.

우선 공유 사무 공간을 마련한다.

팀별로 2~3일 정도 사무실 출근시간을 지정한다.

지정된 시간에 그 부서원들은 모두 출근한다.

단기 목표가 중요한 세일즈팀은 월화수, 창의성이 중요한 프로젝트팀은 화수목에 회사에 나오는 식이다.

그 외에는 재택근무가 원칙. 그는 "사무실로 출근했을 때 사람들을 만나서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집이라는 삶의 일상 공간에서 일하는 건 정신 건강에 좋지 않겠죠(웃음). 그렇다고 사무실에 매번 출근하는 것도 비효율적이고요. 결국 균형이 중요합니다.

일의 효율성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행복감. 이 두 가지를 모두 발견하는 시스템요. 기술을 통한 '고립'은 결코 우리의 미래가 아닙니다.

"
코로나19 이후 부작용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자칫하면 일과 사무가 완전히 뒤섞이면서 사적인 생활을 침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메일로 소통할 경우 저녁·주말 시간에도 근무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절충점을 찾을 수 있기 위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기업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긴 근로시간으로 악명 높은 한국의 변화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매겼다.

근로시간이 짧아질 경우 기계적으로 시간을 채우기보다 효율성을 높이려는 작업이 선행되기 때문이다.


데이즐리는 "긴 근로시간은 안되는 국가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면서 "한국은 장시간 근로를 줄임으로써 새로운 혁신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단언했다.


[강영운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목록|||글자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