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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법관 인선 충돌…트럼프 "곧 지명" 바이든 "내가 되면 철회"
기사입력 2020-09-2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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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44일 앞으로 다가온 20일(현지시간) 미국 여야가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 후임 인선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각자 지지층을 규합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미국 사회의 큰 줄기를 결정하는 대법관 문제에서만큼은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결기가 예사롭지 않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대치를 '스코터스(SCOTUS·대법관) 싸움'이라고 부르고 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대법관 후보를 지명하겠고 밝혔고, 21일에는 25일 또는 26일에 후보를 지명하겠다고 못 박았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대통령이 지명하면 상원은 청문회와 표결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최근 발표한 대법관 후보 명단에 따라 보수 성향 여성 판사인 에이미 코니 배럿(48)이 1순위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배럿은 2년 전 브렛 캐버노 대법관 지명 때도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연설에서 "상원에서 절차를 밟으려는 것은 부당한 정치권력 행사"라며 "내가 승리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기 대통령으로서 내가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자를 지명해야 한다"며 2016년 공화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 후임 지명을 거부했던 사례를 들었다.

바이든 후보는 특히 공화당 상원 의원들을 향해 "헌법적 의무와 양심을 지켜달라"며 "트럼프는 우리 민주주의를 충분히 훼손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강력 반발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이 이를 인준하면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으로 이뤄진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연방대법관이 종신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정권을 교체해도 상당 기간 보수 우위 구조가 유지될 수 있다.

연방대법원은 지금도 보수 우위로 평가받기는 하지만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진보와 보수를 오가며 힘겹게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평가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른바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CA)을 사수하는 것이 민주당에는 급선무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6월 연방대법원에 오바마케어 폐지를 요청하는 소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11월 대선에서 개표 논란이 불거지면 2000년 대선 때처럼 연방대법원에 재검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론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권 행사를 자제해야 한다는 쪽이 다소 우세하다.

이날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공동 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2%는 대선 승자가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고 답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 같은 의견에 동조하는 '반(反) 트럼프' 상원 의원들이 등장하고 있다.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 의원(알래스카주)은 이날 "나는 2016년에도 대선 8개월 전에 대법관 후보를 지명하는 것을 반대했다"며 "지금은 대선일이 더 가까운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대표적인 공화당 내 반트럼프 정치인 수전 콜린스 상원 의원(메인주)도 조기 지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상원 의원 100명 중 공화당 소속이 53명이기 때문에 이들 외에 반대자가 더 나오면 상원 인준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공화당에서 밋 롬니(유타주), 코리 가드너(콜로라도주), 찰스 그래슬리(아이오와주) 상원 의원 등이 추가로 인준 절차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지명을 강행해 보수 진영 유권자 규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긴즈버그 대법관 별세는 민주당에 젊은 지지자들을 규합하는 계기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별세 소식이 전해진 뒤 민주당 정치자금 모금 사이트인 '액트블루'에는 1억달러 이상 소액 기부금이 쌓였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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