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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직원에 웬 中企취업장학금…`원칙`도 없는 현금살포
기사입력 2020-09-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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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삐풀린 현금복지 ◆
한 번 주기 시작하면 끊기 어려운 현금성 복지 예산이 전례 없는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복지정책의 기본 원칙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현금성 복지와 사회 복지 서비스의 균형, 보편 복지와 선별 복지의 조화, 민과 관의 역할 분담, 세대·계층 간 공정한 부담이라는 원칙이 모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현금성 복지 정책을 남발하면서 이름만 바꾼 중복 사업이 난무하고 취약계층만을 효과적으로 지원한다는 사업 취지마저 흐릿해지고 있다.


◆ 원칙 무너지며 수혜 대상 대거 늘어
무엇보다 '선별 지원' 원칙이 무너지면서 사업 수혜 대상이 애초 취지보다 확대되는 일이 늘고 있다.

일례로 교육부의 '희망사다리장학금'은 구직난을 겪는 대학생과 구인난이 고민인 중소기업 간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2013년에 도입됐다.

청년들의 중소·중견기업 취업을 조건으로 대학 등록금 전액과 학기당 200만원의 취업지원금을 준다.

대학에 진학한 고졸 재직자도 등록금을 지원받는다.


그런데 작년 9월부터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으로 한정했던 고졸 재직자의 신청 요건을 비영리기관·대기업까지 확대했다.

졸업 후 의무재직기관도 최근 3년 평균매출액이 2000억원 미만인 기업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범위를 대폭 늘렸다.

중소기업 취업을 장려한다는 취지가 무색해졌지만 내년 예산은 올해(864억원)보다 9% 늘어난 933억원으로 책정됐다.

마찬가지로 해양수산부의 '청년어촌정착지원' 사업은 작년부터 지원 대상을 귀어인에서 어업인으로 확대하고 실제 종사 여부 확인이 어려운 맨손어업도 포함시켰다.


◆ 성과 저조해도 예산은 2배로 껑충
사업의 성과 관리가 유명무실해진 것도 현금성 지원예산의 팽창을 부추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작년부터 경제, 지리, 사회적 이유로 과학문화 상품 및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과학문화바우처'다.

과학문화 도서와 전시·체험, 공연 패키지 상품 등을 제공해 과학문화 격차를 줄이고 산업도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사업 첫해에는 대구·광주·부산 등 3곳의 국립과학관 전시·체험 이용권으로 1인당 1만6500원 상당이 지급됐다.


애초 정부는 지난해 2만2000명을 지급 대상으로 잡았는데 지난해 9월까지 바우처를 신청한 인원은 2100명으로 목표 인원 대비 10%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연말에 나머지 90%를 부랴부랴 지급해야 했다.

그럼에도 이 사업의 내년 예산은 18억원으로 올해(9억200만원)보다 갑절가량 늘어났다.

저소득층 유아·청소년(만 5~18세)에게 스포츠 강좌 이용권을 지급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바우처 사업도 수혜율(사업 대상 인원 대비 혜택을 받은 인원)이 10%에 그치는데도 내년에 예산이 50억원 증액됐다.


◆ 부처 간 '묻지마 식' 중복 지원
농림축산식품부는 청년 농업인 정착을 위해 2018년부터 청년 창업농을 선발해 한 사람당 3년간 324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별도로 귀농·귀촌 희망자의 안정적인 농촌 정착을 유도한다며 내년부터 '농촌에서 미리 살아보기'라는 신규 사업을 도입하고 예산 40억8000만원을 배정했다.

귀농·귀촌 희망자가 이주 전에 원하는 지역에서 6개월간 미리 살아보도록 임시 주거 장소와 월 30만원씩 연수비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 현금 급여보다 복지서비스 늘려야
전문가들은 현금 급여는 가급적 줄이고 고용 창출 효과가 크고 인적자본을 통한 경제성장을 이룰 사회서비스 중심형 복지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실제로 유럽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지출이 높은 경우 사회보험형은 경제적 성과가 떨어지지만 사회서비스통합형은 현금을 지급하는 공공부조형보다 경제적 성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사회서비스 복지가 적절한 현금 급여와 함께 제공되면 산업구조조정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 방식은 실업을 줄일 뿐만 아니라 복지국가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덧붙였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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