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추행·괴롭힘'에 멍든 국립항공박물관…대체 왜 이러나?

언어폭력·휴일근무·술자리 배석 강요
1인용 주차부스 따라 들어가고 신체 접촉까지
직원들 “구태적인 사내문화 전반 개혁해야”

김포공항에 위치한 국립항공박물관 전경. (사진 = 국립항공박물관 제공)
[김포=매일경제TV] 국토교통부 산하 국립항공박물관 소속 직원 A씨가 부하 직원을 대상으로 성추행과 괴롭힘을 지속해 온 게 매일경제TV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참다못한 일부 직원은 퇴사했고 남아있는 피해자들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도 못 했습니다.

제보자에 따르면 가해자로 지목된 A씨는 평소 다른 직원들 앞에서 학력 차별성 발언이나 '회사 그만 다니고 싶냐', '너는 여기 아니면 갈 곳도 없다' 등 언어폭력을 서슴지 않았고, 주 52시간 초과 근무와 휴일 출근을 강요하는 등 근로기준법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또 여직원 한 명이 들어가 근무하기도 좁은 주차부스에 따라 들어가거나 등 어깨를 만지는 등 성추행도 일삼았고, 회식 자리에서 박물관장과 각 실장이 앉아 있는 테이블에 여직원들을 앉힌 뒤 술을 따르도록 시키기도 했습니다.

박물관 측은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됐지만 합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한 직원이 문제점을 지적하며 퇴사하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박물관 측은 지난달 초 직원들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다수의 성추행 관련 글이 올라 온 것을 확인하고 진상조사를 벌였지만 3주가 지난 현재까지 결과는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A씨는 직장인 괴롭힘 방지 교육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매일경제TV는 A씨에게 직접 해명을 들으려고 했지만, 일주일간 재택근무로 출근하지 않았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박물관 관계자는 “성희롱·갑질 교육 등을 개관 초기부터 진행해왔지만 다양한 경험을 가진 직원들이 채용되면서 사내 문화가 정착되지 못해 생긴 일”이라며 “담당자를 지정해 지난달 28일부터 조사 중에 있으며 문제가 있으면 내부 규정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이 박물관 직원 총 84명 중 관장을 포함한 고위관리자 대부분은 국토교통부 전직 공무원입니다. 제보자들은 A씨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구태적인 사내문화 전반을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관리감독 기관인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없다”며 “자세한 내용을 파악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항공박물관은 지난 7월 최정호 초대 관장의 전용 화장실과 샤워시설 설치를 위해 약 2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게 매일경제TV 취재 결과 드러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습니다. 해당 화장실은 현재 공사를 모두 마치고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손세준 기자 / mksseju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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