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채용 서류접수 후 평가방법 바꾼 ‘국토교통진흥원’…고질적 채용부정 논란

최종면접 진행 중 “오늘 면접은 무효” 통보
2018년 국회 국정감사 지적받은 직후 또 적발
진흥원 “평가결과에 대한 해석 차이일 뿐 문제없어”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전경. (사진 = 국토교통진흥원 제공)

[안양=매일경제TV]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국토교통진흥원)이 직원 채용과정에서 “전산오류가 발생했다”며 진행 중인 면접을 무효로 하고, 서류면접 불합격자를 추가 면접자에 포함시킨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습니다.

합격자가 뒤바뀔 수도 있는 상황인데 국토교통진흥원 측은 채용과정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변하지 않은 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취재결과, 국토교통진흥원은 2018년 12월 정규직 채용공고를 냈습니다. 진흥원 채용계획에 따르면 ‘각 전형단계별 위원회 평가결과와 가점을 합산한 고득점 순’으로 합격자를 선정하도록 돼 있는데 서류접수 마감 이후인 2019년 1월15일 ‘각 위원회별 전형점수를 합산하지 않고 최고점 및 최저점을 제외한 평균 점수와 고득점 순’으로 평가방법을 수정했습니다.

채용 절차와 방법 등에 관한 사항을 미리 규정하고 공개하도록 하는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 지침을 무시한 채 멋대로 평가방법을 바꾼 것입니다.

진흥원 관계자는 “평가결과에 대한 해석 차이”라며 “평가방법을 구체화한 것일 뿐 평균점수를 내 고득점순으로 선발한 것은 맞기 때문에 평가결과는 적절히 산정된 것이고 절차를 수정했다는 지적은 억울하다”고 항변했습니다. 또 “그동안 동일한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졌으며 채용공고에 공지하지 않아도 어느 공공기관이나 공시자료를 직접 찾아보면 알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석연찮은 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진흥원은 해당 서류전형을 거쳐 최종면접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월24일 오후 면접자들에게 “오늘 면접은 무효”라고 통보한 것입니다.

당초 면접대상자 18명 중 13명이 면접을 본 상태였습니다. 논술 채점 오류로 최종 면접자 중 8명은 대상자가 아닌데 면접자로 분류됐고, 기회를 놓친 다른 대상자 8명에게 면접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진흥원 관계자는 “면접 전 단계인 논술 전형에서 답안지에 번호를 부여했는데 전산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며 재면접자 중 합격자가 있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8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국토교통진흥원 면접관과 응시생이 서로 아는 사이였던 것으로 밝혀져 ‘부정 채용’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그 전에도 채용과정에서 교수(면접위원)와 이해관계에 있는 응시자 10여 명이 합격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또 국가유공자 등 취업지원 대상자에게 가점을 제대로 부여하지 않아 탈락시킨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국토부는 이번 진흥원 적발사항에 대해 사실상 면책이나 다름없는 주의 처분으로 그쳤습니다. 이 같은 고질적인 채용 비리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제대로된 감시시스템이 작동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손세준 기자 / mksseju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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