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창업주 임성기 회장 별세…'한국형 R&D'로 1조 제약사 이끈 성공신화 주인공

국내 제약업계를 이끌어온 인물로 평가받는 임성기 한미약품 그룹 회장이 오늘(2일) 새벽 향년 80세의 나이로 숙환으로 별세했습니다.

임 회장은 1940년 경기도 김포시 출생으로 중앙대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서울 동대문에서 '임성기약국'을 시작으로 1973년 한미약품을 창업했습니다.

이후 48년간 한미약품을 이끌며 기업을 1조 원 규모의 제약사로 키운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 불립니다.

임 회장은 한미약품의 경쟁력이 연구·개발(R&D)에 달렸다고 판단, 제네릭 의약품(복제약) 생산에만 그치지 않고 복제약으로 거둔 수익을 다시 개량신약과 혁신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한국형 R&D 전략'을 펼쳤습니다.

그 결과 국내 최초의 개량신약인 '아모잘탄',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 등을 만들어냈고, 최근까지도 R&D에 과감히 투자하는 등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매출의 5~7%를 R&D에 투자하지만, 한미약품은 최근 10년간 매출의 20% 가까이를 연구개발비로 쏟는 등 투자를 이어왔습니다.

지난 2015년에는 7종의 신약을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와 8조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는 성과를 이뤘습니다.

당시 임 회장은 ""8조 원의 기술수출 성과는 한미약품만의 성과가 아니"라며 "한국 제약기업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제약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꾼 기회가 됐다. 제약기업들이 함께 한국을 신약강국으로 만들어보자"고 말했습니다.

임 회장은 대규모 성과를 창출한 이듬해인 2016년 "기업의 경영성과를 임직원들과 함께 나누겠다"며 2천800여 명의 그룹사 전 임직원에게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무상으로 증여하기도 했습니다.

한미약품 그룹 측은 별세한 임 회장의 빈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발인은 오는 6일 오전 예정돼있다고 밝혔습니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부인 송영숙씨와 아들 임종윤·임종훈씨, 딸 임주현씨가 있으며, 장례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를 예정입니다.

그룹 관계자는 "유족 측이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 이명진 기자 / pridehot@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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