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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우리가 몰랐던 `인간` 설리
기사입력 2020-03-3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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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설리, 인간 최진리를 회상한다.

'괴짜' '관종' 악평을 두려워하지 않고, 단단한 내면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낸 사람. 예술가로서 능력만큼이나, 내면이 아름다웠던 최진리. 시간의 풍화작용 속에서도 그의 이름이 더욱 또렷이 새겨진다.


떠나간 이를 향한 진부한 낭만이 아니다.

2018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기리는 '기림의날'이 처음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날. 최진리는 가장 먼저 소셜미디어에 공식 행사 포스터를 올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냅니다.

" 따뜻한 말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한류스타지만, 일본으로부터의 구설(口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최진리는 연민을 행동으로 옮긴 '활동가'였다.

저소득층 아이들의 '깔창 생리대' 소식을 듣고 웹예능 '진리상점' 제작진과 저소득층과 청소년 여성이 생리대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여성에게 좋은 유기농 생리대 제작, 판매를 계획한 것도 '진리'다운 행동이었다.


그는 떠난 뒤에도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았다.

'진리상점' 제작진은 여성용품업체와 함께 만든 생리대 10만개를 기부했다.

고인이 된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다.

아름다운 이는 생의 불꽃이 다한 뒤에도 여전히 세상을 밝힌다.


세상은 알았다.

그가 얼마나 용감하고 당당했으며, 아름다운 한 사람이었는지를. 전설적 팝스타 U2가 지난해 12월 서울 고척돔에서 연 첫 내한공연 현장. 대형 스크린에 설리의 얼굴이 새겨졌다.

한국 여성인권을 위해 힘쓴 상징적인 인물 중 하나로 U2가 직접 설리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평등해질 때까지, 우리 중 누구도 평등하지 않다.

" 사진을 둘러싼 텍스트가 환청처럼 귓전을 맴돌았다.

설리가 그토록 바라던 세상이 그 문장에 담겨 있었기 때문일까. 그의 아름다운 삶의 궤적을 '노브라'로 낙인찍은 이 사회가, 이를 방조한 스스로가 부끄럽다.


n번방이니 미성년자 성 착취니 입에 담기도 힘든 일이, 여성을 향하고 있는 지금. 어느 때보다 설리가 그립다.

살아서는 영롱했고, 떠난 뒤에도 찬란하게 빛나는 그를 추모하며. 3월 29일. "늦었지만 27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

"
[문화부 = 강영운 기자 penkang@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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