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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긴급재난생계비, 가장 절박한 계층에 한정하는 게 옳다
기사입력 2020-03-3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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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청와대, 더불어민주당이 어제 비공개로 고위 당정청협의회를 열어 긴급재난생계지원금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이번주 열리는 비상경제회의 안건 상정을 앞두고 의견을 나눈 것인데 골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가계 피해를 보전하기 위한 현금 지원 방안이다.

경기도를 비롯한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전체에 현금을 주는 대책을 내놓자 이를 중앙정부 차원으로 확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초 청와대와 정부는 무차별적인 현금 지원에 대해 재정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부정적 입장이었지만 민주당이 강하게 요구하며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당정청 모두 일정 소득 이하 국민에게 상품권이나 체크카드 등 현금성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정부는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100만원씩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반면 민주당은 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로 수혜 대상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방안이 채택되든 적게는 수조 원, 많게는 수십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빈사 상태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라지만 일회성 비용으로는 대단히 큰 금액이다.

정부와 여당은 중산층이 상대적으로 소비 여력이 있는 만큼 현금 지원이 시장에 돈을 돌게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출이나 세금 감면 같은 간접 지원보다 효과가 빠를 수 있고 선별 지원에 필요한 행정 비용과 시차를 줄이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면서도 손에 잡히는 효과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금 지원은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지만 어차피 예정된 소비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소비 진작 효과가 기대에 훨씬 못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사태가 오랜 기간 이어지며 시급하게 지원해야 할 곳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무차별 현금 살포같이 투입 대비 효과가 불투명한 정책 실험에 재정을 낭비할 여력이 없다.

당장 생계가 막막해진 임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절박한 처지에 있는 계층을 지원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주요 산업의 생태계 붕괴로 인해 급증할 실업에도 대비해야 한다.

지금은 가성비가 떨어지고 포퓰리즘으로 흐르기 쉬운 무차별 현금 살포에 매달릴 때가 아니다.

꼭 필요한 곳에 집중하며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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