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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만처럼 공시가 올리자며 세금인하는 `모르쇠`
기사입력 2020-02-1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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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높은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네이처리퍼블릭 전경. [매경DB]
서울시가 올 초 대만 사례를 들면서 보유세 인상을 주장했지만 대만의 경우 부동산 양도소득세율을 절반 수준으로 인하하는 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대만이 2016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90%까지 끌어올린 것을 예로 들어 공시가 추가 상승의 명분을 내세웠지만 해외 사례 가운데 입맛에 맞는 내용만 소개해 결과적으로 왜곡된 정보를 알렸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리나라도 최근 2년 사이 문재인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과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조치로 부동산 보유세를 크게 높인 만큼 양도소득세제 개편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매일경제신문이 유안타증권에 의뢰해 대만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및 부동산 관련 세제를 살펴본 결과, 대만은 2003년부터 2016년까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65%에서 90%로 높인 직후 부동산 양도소득세 과세제도를 전면 개편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에는 부동산 양도소득세가 개인소득세에 통합 과세됐으나 별도의 부동산 과세체계를 도입한 것이다.

이에 2년 이상 거주한 주택을 팔아 발생한 양도차익이 2억원인 경우 세율이 기존 40%에서 이제는 20%로 절반으로 내려가고, 10년 이상 거주하면 세율이 15%로 3분의 1 선까지 줄어들었다.

우리나라는 1주택자 기준 2년 이상 보유하더라도 부동산 양도차익이 8800만원을 넘을 경우 35%, 3억원을 넘을 경우 40%, 5억원을 넘을 경우 42%를 과세한다.

지난해까진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통해 10년 이상 보유 시 양도차익의 80%를 공제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10년간 거주하지 않고 보유만 할 경우 공제율이 40%까지 낮아진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으로 인해 최근 2년 새 보유세 부담을 크게 늘린 만큼 이제 양도세 조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종부세 과세표준을 정할 때 활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 정부가 2018년 공시가격의 80%에서 매년 5%포인트씩 올려 올해 90%, 2022년 100%까지 올린다고 예고했다.

공시가 현실화율도 공동주택 기준 올해 15억원 초과 시 75%, 30억원 초과 시 80%까지 높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걷힌 종부세는 2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000억원(42%)급증했다.


양도세와 취득세를 합한 부동산 거래세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국회예산정책처와 OECD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거래세 비중은 2015년 기준 1.57%로 OECD 35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

OECD 평균 거래세 비중은 0.43% 수준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양도세를 낮추고 보유세는 적정 수준으로 올려야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건 교과서에도 나온다.

양도소득세를 OECD 수준으로 대폭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서의 거래 활성화를 통한 합리적인 가격 조정을 위해서도 양도세율 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부동산 양도세제는 세율 자체는 높으면서 장기 보유 시 공제 혜택을 많이 주는 구조여서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물량이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부동산시장 거래 위축을 가져온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양도세"라고 말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양도소득세의 경우 부동산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양도차익, 불로소득 과세이기 때문에 그걸 낮추는 것은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양도세 조정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따라서 당장 정부가 양도세 과세 체계를 조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대만의 경우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동안 공시가격을 65%에서 90%로 대폭 현실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만이 공시가격 현실화와 맞물려 양도소득세제를 개편한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 간담회를 주재했던 이병한 서울시 재무국장은 매일경제와 전화통화하면서 "양도세는 국세이기 때문에 깊이 있게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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