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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통상임금 기준변경 영향 가늠못해…줄소송 우려"
기사입력 2020-01-2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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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당 통상임금 기준 변경 ◆
22일 대법원이 단체협약에 시간당 통상임금을 계산할 때 근로시간에 연장·야간근로시간 추가분을 포함시키는 대신 근로시간 수 자체를 합산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재계가 혼란에 빠졌다.

얼마나 많은 기업이 '고정적 연장근로'를 단체협약에 규정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와 유사한 근로환경을 가진 기업 숫자 등을 파악하기란 사실상 힘든 상황"이라며 "판결의 파장이 미칠 범위조차 쉽게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고정적 연장근로를 단체협약에 규정하고 있는 일부 대기업은 긴장하고 있다.

한 대기업 계열사 관계자는 "이러한 법원 판단은 유사한 상황에 처한 기업엔 상당히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기업마다 경영 정상화 활동을 벌이는 상황이어서 (이날 판단은) 경영상 어려움을 더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재계에서는 유사한 단체협약을 맺은 기업 현장에서 향후 노조의 문제 제기가 잇따를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근 근로자에게 유리한 법원 판단이 나올 때마다 관련 문제 제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정조원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창출팀장은 "노조는 이를 문제를 제기하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못해도 본전' 식의 줄소송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에 체결한 단체협약을 수정하기 위해 임금 인상 등 노조 요구를 들어주거나 소송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사례는 노사 합의에 의한 단체협약이 고정적 임금을 더 챙겨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도 협약 당시 의도와 상관없이 법적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선의가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대법원에서 근로자의 안녕과 복지를 조금 더 보장해주는 방향의 판결이 나오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수년째 통상임금 소송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의 불안감 역시 커지고 있다.

현재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 중인 기업으로 는 아시아나항공,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만도, 두산, 금호타이어 등이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부터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좁게 해석하면서 노동자 손을 들어주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5월 윤 모씨 등 한진중공업 노동자 360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미지급 법정수당 청구가 신의칙에 반한다"는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같은 해 2월에는 인천 시영운수 통상임금 소송에서 "신의칙을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노동자 측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말에도 대법원은 임금피크제와 산재보험 급여 관련 소송 등에서 근로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산업계에 파장을 던질 또 다른 노동 관련 사건이 아직도 대법원에 계류 중이어서 기업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산업재해 사망 노동자 유가족 특별채용 소송, 포스코 등 하도급 업체 불법 파견자 등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등이다.


[서동철 기자 / 송광섭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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