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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부동산 PF 막는다고 집값 잡힐까
기사입력 2020-01-1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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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부는 부동산 가격 잡기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아요. 그마저도 제대로 효과를 낼지 의문입니다.

근시안적인 정책에 부동산 가격이 잡히기는커녕 금융시장마저 더 쪼그라들까 걱정입니다.


얼마 전 만난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자리에 앉자마자 울분을 토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 때문에 연일 대책회의로 눈코 뜰 새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지난 1월 7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증권사 IB의 신용공여(대출) 대상으로 규정된 중소기업의 범위에서 부동산 관련 법인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부동산 PF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자본 대비 100% 이내로 조정하는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총량 규제에 이은 강력한 브레이크가 될 전망이다.


원론적인 얘기로 포장했지만, 정부 속내는 집값 규제와 맞닿아 있다.

각종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부동산 개발 자금줄을 눌러 재개발·재건축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다.


저축은행 PF 대출 사태로 은행이 부동산 PF에 주춤한 동안 증권사는 부동산 개발 시장의 자금 유동성을 책임져왔다.

이번 규제로 증권사 IB가 진행해온 부동산 관련 사업은 상당 부분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사를 통해 원활히 자금을 공급받아왔던 건설사와 시행사도 덩달아 난처한 처지가 됐다.


증권사의 부동산 PF를 막는다고 집값이 잡힐지도 의문이다.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 강화될수록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낮은 지방 부동산 개발 사업은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돈줄이 막힌 건설사와 시행사들이 P2P 대출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급 축소나 고금리의 P2P 대출 확대는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잡히지 않는 집값에 애꿎은 증권사를 잡도리하는 정부의 어설픈 대응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42호 (2020.1.15~2020.1.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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