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 없는 空約으로 전락한 최정우표 슬로건, '위드 포스코'·'점프'에도 최 회장은 국민안전 '묵묵부답'…해운대 엘시티·제철소 폭발사고 등에 대책 마련 미흡

【 앵커멘트 】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취임한 지 500여 일이 지났습니다.
임기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최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최 회장이 취임한 이후 주가가 줄곧 바닥을 치면서 시가총액이 10% 넘게 곤두박질쳤고, 지난해 영업이익도 24%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수익성 악화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최 회장이 국민들과 약속했던 개혁안이 메아리 같은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는 점인데요.
최 회장은 취임 직후 그룹 개혁안으로 야심차게 '위드 포스코'를 내세운데 이어 올초 신년사에서는 '점프(JUMP)'를 슬로건으로 강조했습니다.
모두 더불어 함께라는 '공생(共生)가치' 창출의 의미를 담고 있지만, 과연 실제로도 그랬을까요?
최 회장에 대한 지적의 근거가 무엇인지 짚어봤습니다.
이명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최정우 회장은 지난 2018년 7월 취임한 뒤 심혈을 기울여 취임 100일 만에 '위드 포스코(With POSCO)'로 대변되는 파격적인 개혁안을 내놨습니다.

이 중 '소사이어티(SOCIETY) 위드 포스코'는 포스코가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안전 최우선에 앞장서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룹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이 지은 고가주택 해운대 엘시티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입주자와 주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제철소에서는 최근 폭발사고로 6명이 크게 다치는 등 근로자 사상과 주변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 회장은 지난 2일 그룹 시무식 신년사에서 "점프(JUMP)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점프(JUMP)는 '조인 투게더, 업그레이드 투게더, 업그레이드 밸류, 무브 포워드, 위드 포스코(Join together, Upgrade value, Move forward, with POSCO)'의 줄임말로, 더불어 함께 공생가치를 창출하고 역경을 돌파 나아가자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신년사에서 계열사의 잘못에 따른 국민 안전 위협에 대한 언급은 엿보이지 않습니다.

신년사가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연설이라지만, 최근 잇따르고 있는 안전사고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을 덜어줄 수 있는 의지를 담은 메시지가 있었어야 한다는 지적.

최 회장이 과연 '위드 포스코'와 '점프'를 실천할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 10일 철강협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최 회장에게 엘시티 안전 문제 등을 물어봤습니다.

▶ 인터뷰 : 최정우 포스코 회장
("엘시티 사고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대책과 관련해 한 말씀만 해 주시죠.")
"…."

결국 최 회장은 아무말 없이 자리를 급하게 피했습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최 회장이 문제를 인지하고는 있다"며 "엘시티 사고는 계열사인 포스코건설 측의 일부 운영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잇단 안전사고에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점이 되면 최 회장이 (대책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산업 현장과 시민의 안전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기업시민을 구현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최 회장의 각오가 무색하게 정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대책 한 마디를 언급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더욱이 안전 사고를 계열사 문제로 떠넘기려는듯 한 태도는 그룹을 책임지는 총수로서 부적절한 자세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처럼 최 회장의 의지가 헛구호에만 그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포스코의 안전 시스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명진입니다.

[ 이명진 기자 / pridehot@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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